'100엔숍 신화' 다이소 창업자 별세…향년 80세

입력 2024-02-19 20:52


'100엔숍 다이소' 창업자 야노 히로타케 전 다이소 산업 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만 80세.

19일 주고쿠신문 등 일본 매체는 다이소산업의 발표를 인용해 야노 전 회장이 지난 12일 히가시히로시마시에서 심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1943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뒤 패전 후 가족과 함께 귀국한 고인은 결혼을 계기로 처가의 방어양식업을 물려받았다가 3년 만에 부도가 나 700만엔의 빚을 지고 야반도주했다. 도쿄에서도 9번 직장을 옮겨 다닌 끝에 1972년 생활용품을 트럭에 싣고 다니며 파는 '야노상점'을 차렸다. 도산했거나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의 재고상품을 싸게 사다가 싼값에 파는 형태였다.

고인이 100엔(한화 약 890원) 균일가로 상품을 파는 걸 처음 고안해낸 건 아니었다. 야노씨는 처음엔 100엔 균일가로 팔지 않았지만, 너무 바쁜 탓에 가격표를 구별해서 붙이기가 어려워지자 100엔 균일가로 판매했다. 고객이 "싼 게 비지떡"이라고 흉보는 데 충격을 받고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좋은 물건을 팔겠다'는 신념으로 원가 98엔짜리를 100엔에 팔기도 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고인은 1977년 다이소산업을 창업했는데 '100엔숍 다이소'라는 브랜드를 만든 계기는 유통 대기업 '다이에'의 퇴출 통보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고인은 고민 끝에 다이에에 들렀던 손님이 갈만한 장소에 100엔숍을 만들었고, 일본 곳곳에 '100엔숍 다이소'라는 상호로 직영점을 내기 시작했다. 일본 경제의 거품이 꺼진 뒤 장기불황 국면에 접어든 1990년대 후반에 급속도로 사세를 확장했다.

역시 100숍을 운영하는 경쟁업체 '세리아','캔두' 등이 등장하자 "세리아에는 가게도, 상품도 졌다"거나 "6년 전까지만 해도 '다이소는 망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부정적인 말을 하기도 했지만, 위기감으로 상품의 다양화를 추진해 2019년 현재 일본에 약 3천300개 점포, 해외 26개국에 약 2천개 점포를 운영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웠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