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산 전기차 판매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프랑스 기업들의 전기차가 상위권에 포진하고, 지난해 1위를 차지한 미국의 테슬라는 순위 경쟁에서 밀려나는 모양새다.
1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EV 볼륨즈'에 따르면 지난달 프랑스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 1위는 푸조 208 EV로, 2천178대 팔렸다. 이어 다치아 스프링이 판매량 1천937대로 2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프랑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대상 차종을 공개한 이후 첫 월간 기준 통계다.
1위인 소형 해치백 푸조 208 EV는 스텔란티스 산하 프랑스 브랜드 '푸조'가 생산하며, 2위인 스프링은 프랑스 르노의 자회사이자 루마니아 기업인 다치아가 생산하는 모델로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이들 차종 외에 푸조 308 EV(6위·1천150대), 르노 메간 EV(7위·1천63대), 트윙고 EV(9위·620대)도 프랑스 기업이 생산한다.
지난달 프랑스 전기차 판매 '톱10'에 프랑스 기업이 생산하는 차종이 절반을 차지한 것은 프랑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차량 가격이 대당 4만7천유로(약 6천700만원), 중량 2.4t 미만 전기차 구매 시 고소득층에는 4천유로(약 570만원), 저소득층에는 7천유로(약 1천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 같은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는 외국 완성차 업체에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전기차 생산부터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환경점수를 매기고, 이에 기반해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즉 프랑스로부터 먼 곳에서 생산한 전기차는 운송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어 그만큼 보조금 혜택을 받는 데 불리하다.
같은 테슬라 모델Y라 해도 독일 베를린 공장이 아닌 중국 상하이에서 생산되면 보조금을 못 받는 식이다.
이에 따라 작년 프랑스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3만7천127대로 1위를 차지했던 테슬라 모델Y는 올해 1월 1천477대 팔리며 4위로 떨어졌다.
지난 1월 판매 1위를 차지한 푸조 208 EV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 이전인 지난해 5위(2만2천508대)에 머물렀다.
프랑스에서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한국 전기차는 기아 니로(520대)로 10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367대)은 18위에 머물렀다.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는 상위 20위권에 들지 못했다.
현재 프랑스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 79종 중 한국 기업 차량은 코나가 유일하다. 코나는 동유럽 체코 공장에서 양산돼 유럽에서 팔리고 있다.
작년까지 보조금을 받았던 니로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만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