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한 의사들의 집단 반발이 구체화되고 있다.
15일 서울시의사회는 오후 7시 서울시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의대정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었다.
당초 집회는 100명 규모로 예고됐지만, 주최측은 전공의와 의대생, 개원의, 교수들까지 집회에 참가하며 500명 이상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대전, 강원, 경남 등 8개 지역 10개소에서도 의사들의 궐기대회가 진행됐다.
이날 궐기대회 참가자들은 '준비 안 된 의대 증원, 의학교육 훼손된다', '무계획적 의대 증원 건보재정 파탄난다', '일방적인 정책추진 국민건강 위협한다', '보건의료정책 전문가와 준비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정부의 정책에 반발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정부의 강경 대응과 압박은 의사들의 투쟁 의지만 높일 뿐"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일방적인 대규모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를 원점 재논의, 그리고 이러한 국가적 혼란을 야기한 책임자 문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원광대학교 산본병원 소속이었다고 밝힌 한 전공의는 집회에 참석해 "의대 증원이나 필수 의료 패키지 이후로 더 이상 수련이 의미가 없을 것으로 생각해 수료를 15일 앞두고 나왔다"며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사회는 결의문을 통해 "정부에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라고 밝힌 내용의 대부분은 필수의료를 살리는 것이 아닌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의사를 옥죄고 규제하는 포퓰리즘 정책일 뿐"이라며 "현재 의대 정원의 65%인 2,000명을 증원한다는 것은 의대 교육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릴 것이고, 이는 곧 국민의 건강권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궐기대회 참석자들은 휴대폰 손전등을 켜고 대통령실을 향해 비추고, '아웃'이 새겨진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으며 "무분별한 의대 증원 아웃" 구호를 외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각 시도의사회는 오는 17일 서울에서 모여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