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방 쓴다"며 만남 요구한 상사...익산시 '발칵'

입력 2024-02-15 15:20


공무원노동조합 게시판에 전북 익산시의 남성 공무원이 성 비위 사건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오자 익산시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익산시는 15일 자료를 통해 "게시글의 진위를 파악해 비위가 사실로 드러나면 대상자를 강력히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공무원노동조합 게시판에는 익산시의 한 남성 공무원이 새내기 여성 공무원에게 장기간 사적 만남을 강요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글쓴이는 남성 상사가 늦은 밤 전화를 하고 불쾌한 신체 접촉을 하거나 술을 강요했다며 '영화 친구가 돼 달라', '집에 아픈 아이가 있어서 각방 쓴다' 등의 말을 했다고 고발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이 남성 상사는 여성 공무원이 자신의 제안을 거부하자 '앞으로 공직 생활에 내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협박까지 했다.

게시글이 올라온 후 답변란에 '그 사람이 누군지 알 것 같다', '저도 9급 때 당한 기억이 난다', '대체 몇 명한테 그랬을까?'라는 등 심증을 굳히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익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청 여성 공무원 모임인 '백목련회'와 공무원노동조합은 정헌율 시장을 만나 성 비위 사건에 대한 조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백목련회 임원진은 "선배 공무원으로서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익명의 고충 접수창구를 마련하는 등 확실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창훈 시 노조위원장은 "내부 게시판을 통해 여러 피해 사례가 드러나고 있어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며 "조속한 조사를 통해 사실이 밝혀지면 가해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헌율 시장은 이에 "시장으로서 공무원들이 편안하게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게 마땅한 데, 이런 일이 발생해 정말 유감스럽다"며 "직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모든 종류의 괴롭힘에 대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