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징역12년…"성별 왔다 갔다 막장현실"

입력 2024-02-14 15:44


재벌 3세라고 속이고 다니며 투자금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전청조(28)씨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병철 부장판사)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와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죄 수익으로 사서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3)씨에게 선물한 명품 가방 등도 몰수할 것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형량이 대법원의 양형 기준 상한인 징역 10년 6개월을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구형은 징역 15년이었다.

재판부는 "피해액이 30억원에 이르고 피해 대부분이 변제되지 않았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수많은 사기 범행으로 징역형을 살고 나오자마자 반성은커녕 더 많은 돈을 가로채기 위해 특정 유명인에게 접근해 거대한 사기 범행을 계획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중국 소설가 위화(余華)의 작품 '형제'를 언급하며 "가슴은 물론 성별까지 왔다 갔다 하는 막장 현실은 소설가의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사건이 인간의 탐욕과 물욕을 경계하는 반면교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소설 속 남자 주인공은 먹고 살기 위해 가슴이 커지는 가짜 크림을 판다.

재판부는 "그 유명인(남현희)을 사랑했고 이 사건 범행을 진심으로 반성한다는 피고인의 말이 과연 진심인지 의심스럽고 공허하게 느껴진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던 전씨는 형이 선고되자 큰 소리를 내며 울었다.

전씨는 2022년 4월부터 작년 10월까지 강연 등을 하며 알게 된 27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약 3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자신이 파라다이스 호텔의 숨겨진 후계자라며 재벌들만 아는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속여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월간지 인터뷰를 통해 남씨의 결혼 상대인 전씨에 대해 알려지면서 그의 사기 행각도 밝혀졌다. 공범으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남씨는 전씨와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는 전씨의 경호팀장이자 특경법상 사기 등 혐의로 함께 구속기소 된 이모(27)씨에 대해서는 "경호원 또는 수행원 역할을 했고 계좌나 카드 등을 제공해 전씨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종범에 머물렀을 뿐 공모·공동정범에 이르지는 않았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3∼10월까지 전씨의 경호원 행세를 하며 전씨와 공모해 사기 범죄 수익 약 21억원을 송금받아 관리하고 이 중 약 2억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