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털고 로봇으로 승부…9만전자 넘본다 [이슈N전략]

입력 2024-02-13 09:07
수정 2024-02-13 09:22
검찰, 이재용 회장 무죄 판결에 항소
레인보우로보틱스 조기 인수설 반박
개인·외인 순매수, 기관 순매도 '1위'

설 명절이 지나고 자녀들이 받은 세뱃돈으로 우량주를 사려는 부모님들이 많이 계신데요. 요즘엔 세뱃돈 대신 '세뱃주식'을 선물하는 경우도 많아졌죠.

물론 세뱃돈을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미성년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 기자, 우량주를 논할 때 삼성전자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사법 리스크는 연장되지 않았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설날 연휴 시작 전날이었죠.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는데요.

앞서 이 회장은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19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서 그룹 전반을 안정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제일모직의 주가를 올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낮추는 부정행위에 관여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죠. 당시 이 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대주주였지만, 삼성물산 지분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만을 위해 이뤄졌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당시 합병비율(1:0.35)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산정돼서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힌 건데요.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산 가치를 4조 원 넘게 부풀렸다는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고요.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삼성그룹 수뇌부 13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검찰이 '1심 판결과 견해 차이가 크다'며 항소했죠.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미 한 차례 혐의를 벗은 만큼 예전보다는 사법 리스크가 덜하더라도 본격적으로 항소심 재판이 시작되면 경영 활동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일부 털어내면서 '뉴삼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조기 인수설도 돌았죠. 양측 입장은 확인됐습니까?


네, 양측 모두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사실무근'이라며 조기 인수설을 반박했는데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삼성로보틱스'로 사명을 변경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일축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 8일 주가가 11% 넘게 오르자 "삼성전자의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조기 행사와 관련해 당사에 별도로 전달된 바가 없다"며 해명 공시도 냈는데요. 콜옵션은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죠.



삼성전자는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83%를 확보했습니다. 계약 당시 삼성전자는 오는 2029년까지 두 번의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율 59.94%까지 늘리기로 했는데요.



조기 인수설은 해프닝에 그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에 여전히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삼성의 강점인 반도체, 배터리와 모두 연관이 깊은 로봇이 '뉴삼성'의 핵심 사업이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인데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CES 2024를 통해 인공지능(AI) 로봇 '볼리'를 공개하면서 로봇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도 삼성이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올 들어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 삼성전자라면서요? 세뱃돈으로 삼성전자에 투자해도 되는 겁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의견과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양립하는 상황입니다.

검찰이 항소하면서 2심, 그 이후 3심까지 향후 몇 년간 재판이 이어질 가능성도 큰데요.

다만,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약 9만 3천 원이었습니다. 현재 주가가 7만 4,100원인데, 25%가량 높은 수준인 거죠.

KB증권 측은 "지금까지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주 전반의 낮은 기업가치는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에 따라 전략적 의사결정이 지연됐기 때문"이라며 "향후 주주환원정책과 M&A, 신규 투자 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연초 대비 삼성전자는 5.61% 하락했는데요. 코스피 등락률(-1.32%)보다 4% 넘게 빠진 겁니다. 하지만 올해 개인과 외국인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는데요. 각각 1조 1,900억 원과 2조 6,800억 원 사들였습니다. 다만, 기간을 지난주로만 좁혀봤을 때 외국인의 순매도 1위 종목도 삼성전자였다는 점은 투자에 참고하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