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직원들, 성과급 불만에 '트럭 시위'

입력 2024-02-05 15:55


LG에너지솔루션 일부 직원들이 성과급 제도 등에 불만을 품고 트럭 시위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 1천700여명은 익명 모금을 통해 5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서울 여의도에서 3.5t 트럭 및 스피커를 이용한 1인 시위를 연다.

이 기간 전광판에 '경영목표 명확하게 성과보상 공정하게', '피와땀에 부합하는 성과체계 공개하라' 등의 문구를 쓴 트럭이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LG에너지솔루션 본사가 있는 파크원을 중심으로 여의도 일대를 순회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전기차 시장 수요 성장세 둔화 영향으로 올해 성과급을 지난해 대비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가 변동성이 큰 점을 고려했다는 이유다.

이번 시위 주최 측은 "사측은 IRA 관련 업무를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의 노동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IRA에 따른 이익금을 재무제표상 이익으로 구분했으나, 성과급 산정 시에는 제외해 비용을 절감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이 과정에서 적절한 설명과 양해가 없는 사측의 일방적 통보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IRA 포함 재무제표상 이익을 바탕으로 성과급을 산정하고 목표 달성치를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이익금의 일정 규모를 성과급 재원으로 설정하는 '프로핏 셰어링' 방식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성과급을 기본급의 340∼380%, 전체 평균 362%로 책정했다. 작년에는 재무 성과를 목표 대비 높은 수준으로 달성해 성과급도

기본급의 870%였고 성과에 따라 최대 900%까지 지급했다.

회사 측은 IRA 세액공제를 반영해도 성과급은 목표 대비 달성도에 기반하기에 올해 성과급에는 변동이 없으며, 사업 목표는 수주 현황과 외부 환경 예측치 등을 기반으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수립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직원들 사이에서 성과급 관련 불만이 거세게 일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일 최고경영자(CEO) 김동명 사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동명 사장은 "현행 성과급 방식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직원들의 의견에 공감하며, 많은 고민을 통해 1분기 내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이미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성과급 기준 등 동일한 내용을 익명 트럭집회를 통해 또다시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과 안타까움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