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눈덩이 손실'에 민원 폭증

입력 2024-02-04 08:04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민원이 3천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및 민원 신청 건수는 약 3천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만기 도래 및 손실 확정이 본격화하면서 민원 신청 건수도 폭증하고 있다.

홍콩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2,000선을 넘어섰으나 같은 해 연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5,200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원금 반토막 수준의 손실률이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달 수천억 원의 손실이 확정된 데 이어 연내 손실액이 6조∼7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당초 지난 2일까지 예정됐던 주요 판매사에 대한 추가 현장 검사를 결정했다.

금감원은 지난 달 8일부터 주요 판매사인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은행 5곳과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투자·키움·신한투자 등 증권사 7곳을 대상으로 한 현장검사를 벌여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왔다.

판매 규모와 손실액이 크고 민원·분쟁 건수까지 급증하면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검사 결과를 설 연휴 전후로 정리한 뒤 2차 현장 검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다만 KB국민은행 등 판매 규모가 큰 일부 회사로 추가 검사 대상은 한정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1차 조사에서 파악된 걸 먼저 정리한 뒤 추가로 더 봐야 할 부분을 정할 계획"이라며 "제일 많이 판 쪽이 이슈가 더 많을 것이고 확인해야 할 것도 더 많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르면 다음 달 불완전판매 주요 유형과 비중, 판매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담은 검사 결과를 발표한다. 그에 따른 배상 기준안도 마련 중이다.

불완전판매 대표 유형 및 그에 따른 배상 기준안이 발표되면 판매사들은 해당 기준에 따라 자율 조정에 나서게 된다. 다만 금감원의 분쟁조정은 강제성을 띠는 형식은 아니기 때문에, 금융사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투자자와 금융회사 간 소송전으로 번지게 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풋옵션 매도와 같은 파생상품 구조화 상품의 은행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검사 결과를 본 뒤 필요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