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죄수 교환을 골자로 하는 휴전 중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휴전 기간과 팔레스타인 죄수 석방 규모를 두고는 이견을 내보여 휴전이 쉽사리 성사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인질 석방을 위해서는 가자지구에서 영구적인 종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단 대변인은 또 종신형을 선고받은 특정 인사들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죄수 수천 명의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안에 집권한 파타 정당의 마르완 바르구티와 아메드 사다트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 대표 등 두 명의 석방을 요구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마스가 특정 죄수를 지목해 석방을 요구한 것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이날 성명에서 협상은 반드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군사 작전을 "완전히 끝내야"하며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동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같은 하마스의 입장은 앞서 이스라엘과 미국, 카타르, 이집트가 하마스에 전달한 휴전안 내용과는 충돌하는 것이다.
지난달 28∼29일 전달된 휴전안에는 종전 대신 한 달여의 일시 휴전과 단계적인 인질 석방 등의 제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함단 대변인은 이날 레바논 방송과 인터뷰에서 휴전안에 포함된 단계적 일시 휴전 방안에 대해 "이 제안은 저항군(하마스)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역시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기 전까지는 가자지구 내 군사 작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종전 요구를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가자 남부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거센 공세가 이어지며 민간인 피해도 커지고 있다.
전날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서 하마스를 격퇴했다고 밝힌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칸 유니스의 아말 병원에 있는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본부에서 공격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피란민 수만 명이 몰린 국경 도시 라파에서도 군사 작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혀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칸 유니스에서 대피한 피란민 수만 명이 이미 포화 상태인 라파로 몰려드는 와중에 나온 이스라엘군의 공격 예고에 유엔 인도주의조정국은 라파가 폭발이 임박한 '절망의 압력솥'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쟁이 넉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가자지구에서 부모나 가족 없이 홀로 남겨진 어린이의 숫자는 1만7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추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