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딸기·金사과’ 시대…“서민들에게 가혹한 물가”

입력 2024-02-02 17:36
수정 2024-02-03 12:26

물가가 반년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지난해 추석부터 오른 농산물 값이 아직도 떨어지지 않아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습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차례상에 올라갈 과일을 사야하는 시민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합니다.

김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금사과, 금귤, 금딸기.

무섭게 치솟는 과일 값에, 과일 앞에 붙은 ‘금(金)’자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서민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습니다.

[우지원 / 서울 서초구 : 자취생들한테는 되게 가혹한 물가여서. 겨울철에 먹는 귤도 비쌌고, 한라봉이나 겨울철 과일들이 비쌌고, 특히 딸기 같은 것도 사먹기 힘들게 된 것 같아서.]

[권수완/ 서울 서대문구 : 옛날보다 10만원은 더 오른 것 같은…. 옷값, 밥값 합쳐서 생활비가. 밥도 1만원 하던 게 1만 5천원 이렇게 된 것 같아요.]

과일 값이 폭등한 이유는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사과와 배, 감 수확량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신선식품지수도 1년 전보다 14.4% 상승했고, 자주 장을 보는 품목으로 이뤄진 생활물가지수도 3.4% 올랐습니다.

정부가 전기·가스요금 인상 억제 효과로 물가상승률이 축소됐지만, 중동지역 불안 등 물가를 자극할 변수들이 산재해 있어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최상목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1월 소비자물가는 2.8%를 기록했고, 추세적 물가인 근원물가도 2.5%까지 하락했습니다. 다만,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80불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도 빠른 시일 내에 물가가 2%대로 안정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승석 /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지금 물가를 견인하고 있는 주요한 원인들은 상당 부분이 대외적인 요인들이에요.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기는 힘든 부분들이고. 대내적으로는 유통 구조를 단순화해서 물가가 낮아질 수 있도록. 국제 원자재에 대한 수입산 다변화, 이런 근본적 대책들이 좀 마련돼야 될 것 같아요.]

설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는 우선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 100억원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지만, 일시적인 효과만 낼 뿐이라 시민들의 물가 걱정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채영입니다.

영상촬영 : 김성오

영상편집 : 김민영

CG : 홍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