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US스틸 日 매각, 무조건 막겠다"

입력 2024-02-01 15:26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국 철강기업 US스틸이 일본에 매각되는 것을 막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전미 운송노조(팀스터즈)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일본의 US스틸 인수를) 즉시, 무조건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날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철강 산업을 구했다. 그런데 이제는 US스틸이 일본에 팔리고 있다. 너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찾아오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US스틸 매각에 명확하게 반대의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일본제철은 US스틸을 141억달러(약 18조3천억원)에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US스틸은 한때 세계 시가총액 1위까지 오르는 등 미국 철강산업의 대표 기업이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일본, 독일 등 외국 기업에 밀려 기업가치가 줄었다.

미 철강노조와 일부 정치인들은 매각에 반대하며 철강산업 기반 약화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들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인수 승인에 앞서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토 과정에서 미 노조원들의 일자리를 보호해야 한다고도 했다.

승인 여부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심의를 거쳐 정해지는데, 블룸버그는 결과가 올해 11월 대선 이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US스틸의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를 비롯한 경합 지역에서 '블루칼라'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경쟁 중이다.

미국 제조업이 쇠락한 '러스트 벨트' 지역의 백인 노동계급 유권자들은 공화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여겨졌지만, 지난해부터 바이든 대통령이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현장을 직접 찾어 노동자들에게 적극적 공세를 펼치는 등 이들 표심 잡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