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이면서 '비알코올 지방간'이 있다면 치매를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주하지 않아도 생기는 지방간인 비알코올 지방간은 전체 인구의 25% 정도가 겪는다고 알려졌으며, 대사성질환(당뇨·비만·고지혈증·고혈압 등)과 연관이 크다.
이정일·이현웅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치매와 비알코올 지방간 모두 대사성질환이라는 공통분모를 갖는다는 점에 주목해 치매와 비알코올 지방간 사이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2009년 우리나라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60세 이상 연령층 107,367명 중 알코올 중독, 만성 B 또는 C형 간염 보유자, 혈관성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뇌졸중 환자를 제외한 65,690명을 살폈다. 이 중 치매 질환을 가진 실험군 2,844명과 대조군 14,220명이 최종 대상자가 됐다.
연구 결과,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군은 대조군과 비교해 치매 발생 위험도가 약1.5배 높았다.
치매 질환을 보인 실험군 2,844명 중 비알코올 지방간이 아닌 비율은 93.3%(2,652명),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는 6.8%(192명)로 나타났다. 대조군 14,220명 가운데 비알코올 지방간이 아닌 비율은 94.5%(13,436명)이었으며, 비알코올성 방간을 지닌 비율은 5.5%(784명)였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아닌 집단을 기준으로 설정했을 때, 지방간이 있는 집단은 치매 발생확률이 1.493(95% 신뢰구간)을 기록했다(약 1.5배).
한편, 연구팀은 전통적으로 치매의 위험인자로 학계에 보고된 당뇨병 유무에 따라 비알코올 지방간이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당뇨병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비알코올 지방간이 있는 집단이 치매 발생 확률이 높았다. 당뇨병 없이 비알코올성 지방간만으로도 치매 발생확률이 높아짐을 증명한 셈이다.
연구를 주도한 이정일 교수는 "비알코올 지방간도 치매 발생확률을 높인다고 예측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며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의 첫걸음은 비만도를 낮추고 운동으로 근육량 감소를 막는 것이며, 치매 발생확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생활 습관 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Annals Academy of Medicine Singapore'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