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에서 탈락한 후 이라크 기자들이 자국 대표팀 감독을 위협하자 남은 대회 기간은 물론 앞으로 열리는 모든 AFC 주관 대회의 취재를 금지당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29일 이라크가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16강전에서 2-3으로 역전패해 탈락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기자들이 자국 대표팀의 헤수스 카라스(스페인) 감독을 향해 다가가 고함과 삿대질 등 위협적인 언행을 했다.
이에 기자들 중 몇 명은 보안 요원에 의해 끌려 나가기도 했다.
AFC는 30일(이하 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라크와 요르단의 16강전 이후 기자회견장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깊게 실망했다"며 "행위 당사자들에 대해 2023 아시안컵뿐만 아니라 앞으로 열릴 AFC 주관 대회 취재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라크축구협회 역시 "카라스 감독에 대한 혐오스러운 행동을 지적한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이 경기에서 후반 31분 간판스타 아이만 후세인의 득점으로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후세인은 산책과 잔디 먹기 등 세 차례나 이어진 '과도한 세리머니'로 옐로카드를 받은 끝에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수적 열세에 몰린 이라크는 결국 후반 추가 시간 요르단이 연속 골을 넣어 2-3으로 패배했다.
한편, 해당 경기에서 후세인에게 추가 옐로카드를 주고 퇴장시켰던 호주 국적 알리레자 파가니 심판은 경기 직후 온라인에서 집단 테러를 당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이란 태생인 파가니 주심을 향한 수천 건의 악의적 댓글이 달렸고, 그의 상세한 개인 정보가 무단으로 공개됐다. 일부 사람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그의 심판 업무를 중지시키라는 탄원까지 넣었다.
이에 대해 AFC는 "심판과 선수 등 대회 참가자들을 향한 위협, 학대, 개인정보 폭로 등을 강하게 비난한다"며 "그러한 행동은 페어플레이 정신에 위배되고 아시아 축구 커뮤니티를 존중하는 행동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