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호르몬 치료로 '알츠하이머' 전파 사례 발견"

입력 2024-01-30 05:38


영국 연구진들은 1980년대 중단된 성장호르몬 치료로 인해 알츠하이머병이 전파된 희소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BBC와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연구진은 네이처 메디슨지에 게재된 논문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과거 사후 기증된 뇌하수체에서 나온 성장호르몬으로 치료받은 이들을 연구한 결과 알츠하이머병이 사람 간에 전파된 사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JD)처럼 수술 과정에 우발적으로 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BBC는 말했다.

문제의 성장호르몬 치료는 광우병과 관련 있는 프리온 질환인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JD) 발병 위험 때문에 오래전 중단됐다.

CJD를 일으키는 단백질에 오염된 성장호르몬을 주입 받고 사망한 사례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CJD로 사망한 이들을 연구하던 중 일부 뇌에서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다량 확인하고, 해당 성장호르몬과의 연관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후 보관돼있던 성장호르몬에서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확인했고, 이를 쥐의 뇌에 주입하자 신경 퇴행성 질병의 징후가 나타났다.

이어 연구진은 어릴 적 해당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이들 중 프리온 질환 클리닉을 찾은 8명을 살펴본 결과, 5명이 38∼55세의 이른 나이에 알츠하이머병을 앓게 된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조기 알츠하이머병 유전적 소인은 없었다.

연구진은 과거 치료로 인해 '알츠하이머병의 씨앗'이 이식된 것으로 해석했다.

이 성장호르몬 치료는 1959∼1985년 사이 영국에서 1천848명 이상에게 사용됐다.

이번 논문 주요 저자이자 UCL 프리온 질병 연구소장 존 콜링 교수는 "다만, 알츠하이머병이 일상생활이나 일상 의료 활동 중에 전이될 수 있다는 신호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