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부족하지만…성형외과 의사는 '폭증'

입력 2024-01-28 14:09
수정 2024-01-28 15:16


국내 필수의료 분야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10년 새 성형외과 의원 의사 수는 1.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과 의사 수 역시 1.4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성형외과로 표시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는 2022년 1월 현재 1천769명이다. 2012년의 1천3명보다 76.4% 늘어난 수치다.

이들이 몸담은 성형외과 의원은 2012년 835곳이었지만, 2020년(1천12곳)에 1천곳을 넘었고, 2022년 1천115곳으로 늘었다. 이 기간 성형외과 의원 수 증가율은 33.5%다.

성형외과와 함께 인기 진료과목으로 꼽히는 피부과 의원도 증가세가 뚜렷했다.

피부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의사는 2012년 1천435명에서 2022년 2천3명으로 39.6% 늘었고, 피부과 의원 수도 같은 기간 1천47곳에서 1천387곳으로 32.5% 증가했다.

이들 과목의 인기는 레지던트(전공의) 모집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작년 12월 수련병원 14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 모집 지원 결과, 성형외과(165.8%)와 피부과(143.1%)는 모두 100%를 훌쩍 넘는 지원율을 기록했다.

의대 입학정원 증원을 추진하는 복지부는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과목으로 의사 인력을 끌어올 방안을 고민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사 인력을 개원가보다는 필수의료 분야로 유입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성형외과와 피부과 의원·의사 수의 증가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커진 피부 미용, 성형에 관심을 반영하는 만큼 국민의 수요를 채워주려 한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미용이나 성형을 포함해 다양하게 의료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 수요를 억지로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이 분야를) 육성하면서도 필수의료 분야에 의사들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의사 인력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