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가치 크면 보조금 더 준다

입력 2024-01-26 13:47


정부가 올해부터 배터리의 재활용 가치가 큰 전기차에 보조금을 더 주기로 했다. 중국 배터리업체의 주력상품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사실상 불이익을 받게되는 셈이다.

환경부는 26일 이런 내용이 담긴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과 관련해 환경부는 "배터리 재활용 가치가 크고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긴 고성능 차를 중심으로 보조금을 확대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배터리 효율 등 친환경성을 반영해 전기차 보조금 체계를 개편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작년부터 전기승합차 보조금에 배터리 효율이 반영됐는데 올해는 전기승용차 보조금에 대해서도 비슷한 방식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시 배터리 재활용 가치를 고려하면 LFP 배터리 장착 차량이 보조금을 덜 받게 된다. LFP 배터리는 사용 후 재활용할 유가금속이 리튬과 인산철뿐이어서 리튬뿐 아니라 니켈·코발트·망간 등을 확보할 수 있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재활용할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LFP 배터리 구조가 NCM 배터리보다 안정적이어서 사용 후 리튬 등을 분리해낼 때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도 하다.

배터리 1ℓ당 전력량(Wh·와트시)으로 측정되는 배터리 효율도 일반적으로 NCM 배터리가 LFP 배터리보다 우위에 있다.

중국업체는 LFP 배터리, 국내업체는 NCM 배터리에 주력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전기차 보조금에 배터리 재활용 가치와 효율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은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전기차 견제'로 풀이될 여지가 크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긴 차를 우대하겠다는 계획은 전기차 보조금 중 성능보조금 액수를 정하는 '주행거리계수'의 차등 기준선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전기차 국고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는 차량 가격은 작년보다 200만원 낮아진 '5천500만원 미만'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