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지하수가 빠르게 고갈되고 있으며, 많은 지역에서 고갈 속도 역시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의 스콧 자세코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최근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세계 40개국의 우물 17만곳과 대수층(지하수를 품고 있는 지층) 1천700곳의 지하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1천700곳 대수층 중 71%에서 2022년에 2000년보다 지하수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3분의 1이 넘는 617곳에서는 지하수 수위가 1년에 0.1m 이상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 대수층 중 542곳에 대해서는 21세기 들어 지하수의 변화 추세가 1980년대와 1990년대와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542개 대수층 중 약 3분의 1에서 1980년대와 1990년대보다 21세기 들어 지하수가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빨랐다.
지하수 감소 현상은 멕시코 북부, 이란 일부 지역,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등 건조하고 대규모 농장 산업이 발달한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전 세계의 주요 담수 공급원 중 하나인 지하수가 마르게 되면 주거지역과 농장, 농경지의 수자원이 위협을 받는다. 또 지하수를 품고 있는 대수층에서 과도하게 물을 퍼 올리면 우물이 마를 뿐 아니라 땅이 가라앉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통해 농장과 도시, 산업이 지하수 자원에 어떤 압박을 가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정부가 지하수와 관련한 규제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구팀은 일부 지역에서는 긍정적인 현상도 확인했다. 연구 대상 대수층 중 20%에서는 21세기 들어 오히려 1980년대와 1990년대보다 지하수 감소 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의 동부 사크 대수층에서는 금세기 대수층의 감소 속도가 느려졌는데, 이는 사우디 당국이 물 집약적인 작물의 재배를 금지하는 등 조처를 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태국 방콕과 미국 애리조나주에서도 21세기에 지하수 수위가 이전 20년 동안보다 높아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