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약진하는 '중국산 자동차'…판매량 63%↑

입력 2024-01-25 05:50


멕시코 자동차 판매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중국 제조사의 공격적인 유통망 확장에 중국산 차량의 시장 점유율이 급속도로 높아진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멕시코 통계청(INEGI) 자료와 멕시코 자동차유통업체협회(AMDA) 등에 따르면 비야디(BYD), 장화이자동차그룹(JAC), 지리자동차그룹 등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지난해 멕시코 내 판매량은 12만9천329대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멕시코 자동차 시장의 19.5%를 점유했다. 작년에 팔린 차량 5대 중 1대는 중국차라는 뜻이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멕시코 시장 점유율이 6.4%였던 것에 비하면 판매량이 엄청난 속도로 늘어난 것이라고 AMDA는 전했다.

현지 일간지인 레포르마와 엘에코노미스타 등은 코로나19와 공급망 교란 등으로 인해 멕시코를 비롯한 북미 지역 내 차량 생산에 차질이 생긴 틈을 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진출이 가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2∼3년간 주요 업체들이 멕시코 현지 법인을 속속 설립한 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멕시코 시장을 공략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 한 해에만 중국산 자동차 업체들은 멕시코시티와 북부 미국 국경 도시를 중심으로 200∼300곳의 대리점 및 유통망을 구축한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추산했다.

멕시코 주민들이 중국 차량에 대한 별다른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BYD 전기차를 모는 우버 기사 호르헤 씨는 연합뉴스에 "차량 완성도가 매우 높아 1년째 만족하며 타고 있다"며 "주변 지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멕시코 항구에 도착해 있는 중국산 차량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레포르마는 "차량 운송 예약이 최대 6개월까지 밀려 있는 바람에 수천 대의 신차가 미초아칸주(州) 라사로카르데나스 항구에 발이 묶여 있다"며 "대부분 중국산"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숙련된 자동차 판매 및 정비 인력이 중국 제조사 측으로 유출되는 등 인력 쟁탈전도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미국 업체, 도요타와 닛산 등 일본 업체, 현대차·기아 등은 북쪽으로는 미국, 남쪽으로는 중남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부상하는 멕시코에서의 판매량 신장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남미 최대 경제 강국인 브라질에서도 중국산 자동차의 약진이 심상치 않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데, 지난해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3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브랜드 차량 판매 호조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3.5%)을 1% 포인트 끌어올리는 결과를 이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상파울루무역관은 지난해 11월 관련 보고서에서 "브라질 정부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 확대를 위해 자동차 보유세(IPVA) 감면을 적극 추진하는 상황"이라며 "중국 자동차 업체는 미국·유럽 업체 등처럼 다양한 모델의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브라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