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겹악재에 실적 '빨간불'…금융당국, 증권사 CEO 만난다 [이슈N전략]

입력 2024-01-24 08:37
수정 2024-01-24 08:37
금융당국, 24일 증권사 CEO들과 신년간담회
부동산 PF 및 임직원 내부통제 강화 등 논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 등으로 증권주 약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까지, 연초부터 증권가에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오늘(24일) 금융당국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한다고 하는데요.

해당 내용 증권부 김대연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이 자리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 예정입니까?


네, 오늘 오전 10시부터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사 15곳의 CEO들과 만나 신년 간담회를 진행하는데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앞서 말씀하신 대로 핵심 현안으로는 부동산 PF 문제와 홍콩 ELS 사태가 꼽히는데요. 오늘 간담회에서 최근 증시와 증권사 업황을 살피고, 각 사에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이 원장은 임원 회의에서 부실 PF 사업장의 정리가 더디다며, 속도감 있게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금융회사는 여력이 있는 범위 내에서 충당금을 최대한 적립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증권사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기준 6조 3천억 원에 달하는데요. 약 3년 만에 21% 늘어난 겁니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저금리 시대에 부동산 PF 대출과 채무 보증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큰 폭으로 늘리면서 고수익을 추구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임직원들이 부당이득을 취한 사례가 다수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대상이 된 증권사는 다올·메리츠·이베스트·하이투자·현대차 등 총 5곳인데요.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5개 증권사 모두 현재까지는 금융당국의 의견서나 처분 등을 기다리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4분기 증권사 실적도 안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부동산 PF 충당금 부담과 해외 부동산 평가손실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인데요.



현대차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4곳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대폭 하회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을 합산한 결과 2,38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늘지만 전분기보다 57%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시장 평균 전망치(4,710억 원)의 절반 수준인 겁니다.



특히 다수 증권사들이 미래에셋증권은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는데요. 프랑스 부동산 관련 손실 약 400억 원과 투자목적자산, 태영건설 관련 손실 등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KB증권도 국내 증권사 5곳(미래에셋·삼성·NH투자·키움증권·한국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연결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을 -880억 원으로 예상했는데요.

오는 26일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차증권을 시작으로 삼성증권(29일), NH투자증권(2월 1일), 키움증권(2월 13일) 등 순차적으로 실적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증권주 흐름도 지지부진한 상황이죠? 언제쯤 주가가 회복할 수 있는 겁니까?


네, 4분기 실적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입니다.

어제 기준으로 KRX 증권지수는 올 들어 6.67%의 하락률을 보이는데요. 같은 기간 KRX 300지수(-6.54%)보다 소폭 하회한 기록입니다.

이처럼 증권주가 부진한 건 지난해 연말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한데요.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PF와 해외부동산 리스크 완화 시점이 아직 불확실하다며, 당분간 증권주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하지만 상반기에 저점을 확인하고, 하반기부터는 개선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KB증권 측은 "시중금리 하락과 신용 위험 완화에 따른 채권평가이익이 하반기에 현실화하면서 증권업종의 실적 개선(턴어라운드) 근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