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속 당 성분을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lactase)가 부족한 사람이 우유를 마시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30%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 치치빈 박사팀은 23일 과학 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서 남미계 주민 1만2천여 명의 유전자형과 우유 섭취량, 장내 미생물, 혈중 대사물질 등을 추적 관찰해 이런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히스패닉 공동체 건강연구/라틴계 연구(HCHS/SOL) 참가자 1만2천653명을 대상으로 락타아제 유전자형을 분석하고, 하루에 섭취한 음식과 음료를 설문조사로 2차례 조사한 뒤 평균 6년간 제2형 당뇨병 발병 등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우유가 사람들 식단에 자주 포함되지만, 우유 섭취와 제2형 당뇨병의 관계는 계속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락타아제는 보통 신생아 때 많이 분비되다가 성장하면서 줄어든다. 포유류는 젖을 떼는 시기와 관련해 이런 락타아제 분비 메커니즘을 갖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일부 성인은 락타아제를 계속 분비하는 락타아제 지속성 유전자형(AA/AG)을 가져 성인이 돼도 고유당 음식을 쉽게 소화할 수 있다. 반면에 락타아제 비지속성 유전자형(GG)인 대다수 성인은 락타아제 결핍으로 많은 경우 유당을 제대로 분해, 흡수하지 못하는 유당 불내증을 보인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락타아제 비지속성 성인의 경우 하루 우유 섭취량이 1컵씩 증가하면 제2형 당뇨병 위험이 3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락타아제가 계속 분비되는 지속성 유전자형 성인들은 우유 섭취량과 제2형 당뇨병 위험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우유 섭취량과 락타아제 유전자형, 제2형 당뇨병 위험 사이의 이런 연관성을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여자 16만7천172명의 데이터 분석에서도 검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우유의 당뇨병 예방 효과가 장내 미생물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락타아제 분비가 부족한 성인은 우유 섭취를 늘리면 장내 미생물 군집에서 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움 종 등이 풍부해지고, 이에 따라 제2형 당뇨병 위험과 관련된 혈중 대사물질 수준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