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 15개월만에 부실 대응 혐의로 김광호(60·치안정감) 서울경찰청장이 19일 기소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김정훈 부장검사)는 이날 김 청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지난해 1월 김 청장을 불구속 송치한 지 1년 만이자 참사 발생 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나흘 전 있었던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 청장은 이태원에 핼러윈데이 인파가 몰려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예견했음에도 적절한 경찰력을 배치하지 않고 지휘·감독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아 참사 당일 사상자 규모를 키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의 기소로 김 청장에 대해 직위해제 등의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청장은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혐의로 수사받던 경찰 간부 중 최고위직이다.
이날 참사 당일 서울청 상황관리관 당직 근무를 한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과 112 상황팀장 정모 경정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112 신고가 접수되거나 안전사고 위험이 발생했는데도 적절한 때에 위험도에 맞게 대응하지 않고 김 청장에게 신속하게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또 박성민 전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은 부서 내 경찰관들에게 핼러윈데이 대비 관련 자료를 삭제하게 한 혐의(증거인멸교사죄 등)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참사를 더 늦게 인지한 것처럼 증언하고 서울청에 경비기동대 지원 요청을 지시했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죄)로 추가 기소됐다.
박 전 부장은 용산경찰서 정보관들에게 핼러윈데이 관련 자료를 삭제하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서장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구조 지휘를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수사를 받아온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과 구조 지연으로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송치된 용산소방서 이모 현장지휘팀장은 검찰이 불기소했다.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재판 중인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에 대해서도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없다고 봤다.
앞서 대검은 지난 15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심위를 통해 김 청장과 최 전 서장의 기소 여부를 논의한 끝에 김 청장에 대해서는 기소, 최 전 서장에 대해서는 불기소 권고가 의결됐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수사심의위 권고 내용 등을 토대로 이날 서부지검과 협의해 김 청장을 재판에 넘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지검 수사팀은 수심위에서 수사 결과를 설명하며 김 청장 등에게 '주의 의무'가 없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 등 이날 기소된 이들을 포함해 현재까지 이태원 참사 대응 책임으로 재판을 받는 인원은 19명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