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지난주에 열렸던 CES 2024에서 올해 주목할 만한 기술로 온디바이스 AI를 소개해드렸는데요. 다른 말로는 엣지 AI로도 부르는 이 기술은,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작동되는 인공지능 기술을 말합니다. 서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통신 상태의 제약을 받지 않고, 정보 처리 속도도 빠르다는 강점이 있는데요. 온디바이스 AI 기술은 휴대전화, 웨어러블 기기, 그리고 TV와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 삼성의 첫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가 공개됐습니다. 이번 신제품은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AI폰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삼성전자는 강화된 인공지능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고요. 언팩 행사의 주제 역시 ‘모바일 AI시대의 개막’이라고 제시하면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럼 이번 신제품 기능도 자세히 살펴볼까요? 가장 먼저, ‘서클 투 서치’ 기능입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광고를 보면, 닥터 스트레인지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상징적인 간판에 원을 그리자 간판에 대한 설명이 나타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처럼 화면에 있는 이미지나 비디오, 텍스트에 원을 그리면, 포털에 따로 단어를 입력하거나 이미지를 업로드할 필요 없이 궁금한 내용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기능입니다.
또 이번 갤럭시 S24의 AI 신기능으로는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도 있습니다.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아도 통화 중에 자동으로 통역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건데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가 통화 내용을 통역해서, 대화 내용을 음성이나 문자로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13개국 언어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문자를 보낼 때는, 상대나 상황에 따라 같은 문구라도 공손한 느낌으로 추천하기도 하고, SNS에 댓글을 다는 경우는 조금 더 일상적인 어투로 제안하기도 합니다. 메모에 글을 작성하면 이를 요약하고 회의록 형식으로 변환해주기도 하고요. 또, 음성 녹음으로 회의 등을 녹음하면 발표자별로 스크립트도 제공해 줍니다. 한편, 사진이나 동영상 편집에도 AI 기술이 활용됐는데요. 예를 들어, 사진이 기울거나 배경이 잘려나간 경우에 AI가 이를 메꿔 자연스러운 사진을 완성하기도 하고, 동영상에서는 피사체의 움직임에 새로운 프레임을 AI가 추가해 자연스러운 재생 효과도 제공합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삼성이 AI 기술을 활용해서 갤럭시S24를 더욱 똑똑하게 만들었다”면서 경쟁사 애플을 겨냥해 “시리야 듣고 있니?” 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앞서 말한 사진 기술에 대해서 이제는 작은 아이의 키 조차도 성인 키처럼 만들 수 있게 됐다면서 더 이상 아무것도 믿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당 보도에서 삼성은 AI 기술로 사진을 편집할 경우 워터마크로 하단에 표시하게 했다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CNBC도 삼성의 갤럭시S24는 외관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만큼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탑재된 점이 혁신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AI를 통한 이미지나 비디오 편집과 관련해서 딥페이크에 대한 윤리적 문제 제기가 커져왔는데, AI 편집 콘텐츠에 대한 워터마크 추가는 건설적인 조치라며, 다른 기업들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온디바이스 AI 시장,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될까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생성형AI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작년에는 4%, 올해에는 8% 그리고 2027년에는 4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삼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온디바이스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갤럭시S24를 공개한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Ai인 ‘삼성 가우스’뿐 아니라 구글의 제미나이 등, 다양한 AI모델을 스마트폰에 복수로 탑재해 상황에 따른 최적의 AI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요. 그동안 AI 경쟁에서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애플은 지난 10월부터 약 10억 달러를 투자해서 생성AI 분야의 경쟁사들을 따라잡기에 나섰습니다. 멀티모달 언어모델인 ‘페렛’을 오픈소스로 지난 10월 공개하는가 하면, 자체 iOS 생태계를 중심으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다른 방식의 별도 AI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웨이나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은 당분간은 퀄컴이나 미디어텍 등이 설계한 AP를 활용해서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구현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화웨이의 경우에는 자체 개발 AI까지 스마트폰에 탑재해서 대중 기술 규제 혁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도 제미나이를 챗봇 바드 등 자사의 AI 생태계에 접목시키는가 하면, 지난 10월에는 스마트폰 픽셀8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챗봇 바드를 최초로 스마트폰에 탑재했고, AI를 이용한 보정 기능 등 혁신적인 요소를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과 안드로이드 시스템, 기기까지 손에 쥐고 있는 유일한 기업인 만큼, 스마트폰 시장에서 공격적인 기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오픈AI와 손을 잡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챗봇 코파일럿과 클라우드 기술력을 내세우면서 모바일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지분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월렛에서는 이렇게 갤럭시S24에 대한 내용과,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 소식까지 짚어봤습니다. 이번 갤럭시S24 시리즈는 단순히 스마트폰 판매 실적을 넘어서 반도체까지 아우르는 AI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과연 이번 신제품이 삼성전자의 실적 반전에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조윤지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