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이 우리나라의 2위 전기 승용차 수입국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에서 제작해 가격을 낮춘 모델Y, 즉 '중국산 테슬라' 수입이 올해 하반기부터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BYD(비야디) 등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이 올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 중국이 최대 전기차 수입국으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 'K-stat'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기차(상용 제외) 수입액은 전년 보다 18.1% 증가한 22억9천179만달러로 집계됐다.
국가별 수입액은 독일이 9억6천345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중국(5억8천985만달러)과 미국(5억4천708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이중 중국은 전년 대비 255.6%라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중국의 순위는 2021년만 해도 5위(2천800만달러)에 그쳤지만, 이듬해 3위(1억6천586만달러)로 점프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위로 치고 올라왔다.
한국은 전기차 시장 형성 후 주로 독일과 미국에서 전기차를 수입했지만, 최근 중국이 가세하면서 전기차 수입시장은 3개국이 나눠 가진 형국이다.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대(對)중국 전기차 무역 수지는 5억6천422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무역적자 1억5천649만달러 대비 3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모델Y가 인기를 끈 것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을 키웠다.
테슬라는 지난해 9월부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해 가격을 2천만원가량 낮춘 중국산 모델Y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등에 따르면 모델Y는 지난해 9월 출시 후 4개월 만에 총 1만3천885대가 국내에 등록돼 벤츠 E클래스(2만3천640대), BMW 5시리즈(2만492대)에 이어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모델이 됐다.
문제는 중국 토종 전기차업체들이 아직 국내 승용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을 타고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인 BYD는 GS글로벌과 손잡고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과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를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BYD는 이미 포터와 닮은 1t 전기 트럭 T4K를 국내에 선보인 바 있다.
BYD의 전기차가 인기를 끌 경우 현대차·기아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국내 전기차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산 전기차들이 완성도가 뛰어나 수입 후 국내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다"며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점유율은 오르고, 의존도도 커질 텐데 이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국산 전기차는 재활용이 어려운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파악해 국내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배제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