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길목’ 홍해 막혔다…올해도 물가 ‘적신호’

입력 2024-01-16 18:10
수정 2024-01-17 10:18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주요 해상 교역로인 홍해가 막히면서, 공급망 위기 속에 세계 경제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유가가 다시 꿈틀거리면서,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채영 기자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각각 동서쪽에 둔 가늘고 긴 모양의 바다, 홍해.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류의 10%가 이곳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물동량의 16%와 원유 수입의 72%를 각각 담당하는 항로로 잘 알려져 있는데,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선박을 공격하면서 상황이 꼬였습니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위협을 피하기 위해 항로를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으로 틀면서 운항 시간이 늘고 운임도 폭등한 겁니다.

지난해 하반기 안정됐던 국제유가도 다시 꿈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3일 배럴 당 71달러까지 떨어졌던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8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브렌트유 전망치 평균을 올해 80달러 중반대로 보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안정화로 올해 물가가 2% 초반대로 내려올 것으로 기대했던 정부도 당혹스러운 상황입니다.

정부는 올해 국제유가를 배럴당 70~80달러로 전망했는데, 홍해 사태로 하반기엔 8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단 전망이 나와 정부의 통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정부의 예상을 넘는 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기름값이 오르는 것은 물론 가스·전기료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어 물가 안정 기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 : 만약에 확전이 이제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전개가 된다 그러면 산유국의 공급량 차질로 인해 국제유가가 상당히 많이 출렁거릴 것 같아요. 석유·원유 베이스로 해서 생산하는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생산자 물가 중심으로 가격이 많이 오를 것 같아요.]

홍해 사태가 길어지면 국제유가와 운임비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수입 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 정부도 발 빠르게 대처에 나섰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이번 주부터 유럽 노선에 임시선박 4척을 신규 투입하고, 이번 주부터 수출 바우처 국제 운송비 지원 한도를 운임 상승 추이에 따라 상향하는 등 중소기업 물류비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

한국은행은 홍해 문제가 당장 수출입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대외경제 불안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기존 스탠스를 바꿔야 할 처지에 놓여 다음 달 수정경제전망 발표에 관련 입장이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채영입니다.

영상편집: 임민영

CG: 신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