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다 중독됐다…청소년 마약 급증

입력 2024-01-15 11:40


인천지역에서 청소년 마약 범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인천에서 적발된 만 19세 미만 청소년 마약사범은 2022년 72명에서 지난해 329명으로 불과 1년 사이에 4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했다.

인천에서 적발된 청소년 마약사범이 2018년 18명, 2019년과 2020년 각각 44명, 2021년 47명인 점을 고려하면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전체 마약사범 중 청소년 비율도 덩달아 높아졌다.

2018년에는 인천 전체 마약사범 1천73명 가운데 청소년 비율은 1.7%였으나 지난해에는 전체 2천785명 중 11.8%로 올라갔다.

최근 1년 사이 청소년 마약사범이 급증한 이유는 이른바 '나비약'으로 불리는 다이어트약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거래했다가 적발된 미성년자가 지난해에만 251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모양을 본떠 '나비약'이라 불리는 이 약은 다이어트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최근 10~20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졌다.

그러나 주 성분인 펜터민이 의존성과 내성을 유발할 수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인천지검은 급증한 청소년 마약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마약 중독자 치료 보호기관인 인천 참사람병원과 함께 마약 중독에 빠진 청소년을 대상으로 1년짜리 맞춤형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검찰로부터 치료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마약 투약 청소년 4명은 매주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면서 심리 치료를 받았다.

인천지검 관계자는 "지난해 마약 전담 검사와 수사관이 중·고등학교 12곳에 직접 찾아가 마약 예방 교육도 했다"며 "중독자의 경험담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면서 청소년들이 쉽게 마약의 심각성을 알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마약 범죄를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미래세대인 청소년이 더는 마약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치료나 예방 활동에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인천지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