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이 시작한 지 두 주가 지났습니다. 코스피는 8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고, 그나마 사정이 나었던 코스닥도 지난주 부진을 면치 못했죠. 박 기자, 한글과컴퓨터는 분위기가 다르다고요?
한컴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 66.43% 올랐습니다. 지난해 1만 2천 원대 밑으로 빠지더니 새해 거래 출발과 동시에 가격이 급등해 두 배 넘게 치솟았습니다. 워낙에 뛴 가격 때문에 지난 10일에는 단기과열종목에 지정되기도 했는데요. 오늘까지 3거래일간 단일가매매가 이뤄지게 되는데, 일단은 거래소가 고삐를 죄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투자주의 결정이 나오기 직전 주가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가 불을 지폈고, 9일과 10일에는 기관투자자가 90억 원 가까운 금액을 쏟아 넣으며 가세했습니다. 기관이 한컴에 하루 동안 이렇게 많은 돈을 베팅한 건 2015년 4월 15일 이후 처음이었는데요. 다만 이후 2거래일은 순매도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컴이 2024년을 값진년으로 출발했다는 소리가 그 뜻이군요. 주가 추이를 보면 2년 전 가격에서 꾸준히 내리막을 걸었거든요. 반등의 열쇠는 뭐였습니까.
인공지능으로의 사업 확대가 투자자들의 점수를 따낸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난 8일 한컴은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42Maru)'에 대한 투자 소식을 전했는데요. 앞서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는데, 이번에는 LG유플러스, 하나증권 등과 시리즈B 투자에 함께하기로 했다고 결정한 겁니다. 가뜩이나 최근 오픈AI의 'GPT 스토어' 출시를 앞두고 AI 소프트웨어 관련주들이 기대를 모으던 가운데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오면서 투심을 당긴 셈이죠.
이보다 앞선 5일에는 '클립소프트'를 인수한다고 밝혔었죠. 전자문서 1위 기업인데, 국내 B2B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데다, 한컴의 일본 진출 발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번 투자를 통해 190억 원으로 지분 67%를 가져온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클립소프트는 2022년 기준 영업이익률만 22.0%인 알짜 회사로 평가되는데, 당장 올해 1분기 실적부터 한컴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한컴은 2020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뒤 이후 주춤한 모습이죠. 기존 주주들이나 투자자들로서는 이런 결정이 실적으로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심일 겁니다. 전망은 어떻습니까?
증권가의 지난해 4분기 한컴 영업이익 예상치는 이전해 같은 기간(27억)보다 다섯 배 가까이 불어난 129억 원입니다. 올해 연간으로 넓혀봐도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예상인데요. 당장 한컴오피스 2024가 출시되면서 B2G나 B2B 이익이 늘어날 것이란 점, 앞서 살펴본 클립소프트 매출이 포함되기 시작하는 점도 기대 요인입니다. 목표주가 최고치는 유진투자증권이 지난 9일 내놓은 2만 9천 원이지만 최근 3개월 평균 목표가는 2만 2,000원 대로 금요일 종가보다 낮은 점은 참고하셔야겠습니다.
한컴 이외에 코스닥150 종목 수익률을 살펴보면 셀트리온제약(17.5%)과 NHN KCP(17.3%)가 뒤를 이었습니다. 코스피200 가운데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22.3%로 1위를 달리고 있고요. 카카오페이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13.8%, 13.5%로 뒤를 이었습니다. 1월 절반이 지나가면서 드러나는 업종과 종목별 주도주를 투자 결정에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