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도 비싸"…도시락 싸가는 직장인들

입력 2024-01-13 10:13
수정 2024-01-13 11:29


30대 직장인 강모씨는 자주 이용하던 구내식당이 최근 한 끼 500원씩 가격을 올리자 '도시락족'이 되기로 결심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28)씨는 "원래 부서에 도시락을 챙겨 오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엔 10명 중 4명은 도시락을 싸 온다"며 "외식을 하던 사람들은 구내식당을 가고, 구내식당을 이용하던 사람들은 도시락이랑 간편식을 먹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외식 물가가 날로 치솟자 식사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아예 도시락이나 간편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구내식당조차 비싸진 현실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1로 전년 대비 6.9% 올랐다. 이는 구내식당 식사비 관련 통계가 발표된 2001년 이후 역대 최고치로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과 비교해봐도 현저히 높다.

2013년부터 11년 연속 외식 물가는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지난해 외식 물가 상승률은 6.0%로 전년(7.7%)보다는 소폭 둔화했으나 2022년을 제외하면 1994년(6.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신모(28)씨는 점심 식대를 제공하는 회사로 옮겨가길 고집한다. 신씨는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는 점심 식대를 제공해주지 않아 한 달에 20만원 넘게 쓰고 있다"며 "혼자 밥을 먹으려고 해도 팀원의 점심 권유에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매일 지출해야 하는 점심 식대에 직장인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비정기적 지출 품목은 가격 인상을 감수하면서 구매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일상적으로 지출하는 식사 비용은 작은 인상에도 대안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