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에 사는 초등생을 등굣길에 납치한 뒤 부모에게 금품을 요구한 남성이 합의금을 마련하느라 생긴 빚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김재혁 부장검사)는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40대 백모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백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도봉구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피해자를 부엌칼로 위협해 옥상으로 끌고 가 묶었다. 그 후 피해자 어머니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현금 2억원을 요구한 혐의(영리약취·유인 등)를 받는다.
백씨는 피해자와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거주하는 주민이었다. 백씨는 범행 장소를 정한 뒤 부엌칼과 청 테이프가 든 가방을 들고 아파트 공용계단을 1시간가량 오르내리며 범행 대상을 찾는 등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도 범행 장소를 자신이 사는 아파트로 정한 이유에 대해 "며칠 전부터 아파트 인근에서 보호자 없이 혼자 등교하는 어린이들이 많이 보였다"며 납치를 사전 계획했음을 인정했다.
백씨는 지난해 지인에게 2억여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하던 중 2심을 앞두고 합의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생긴 1억 7천만원 상당의 빚 때문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