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상원이 SS 라치오와 AS 로마의 '로마 더비' 경기 탓에 일찍 문을 닫았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일 파토 쿼티디아노가 보도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올해 말까지 1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오후 3시에 시작된 구이도 크로세토 국방장관의 결의안 브리핑 이후 짧은 찬반 토론을 거쳐 곧바로 표결에 들어갔다. 본회의가 종료된 시각은 오후 5시 15분으로 평상시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산회했다.
같은 날 오후 6시엔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SS 라치오와 AS 로마의 코파 이탈리아 8강전이 열렸다. 이탈리아 최고의 더비 매치로 꼽히는 두 팀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거나 TV로 시청하기 위해 상원이 서둘러 의사일정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 파토 퀴티디아노는 전했다.
이탈리아 온라인 매체 팬페이지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문제와 같이 중대한 사안에는 장시간 찬반 토론이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날만큼은 토론을 거의 생략한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토론 시간이 극히 짧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탈리아 내각의 장관과 상원 의원 중에는 상당수가 로마를 연고지로 하는 두 팀의 열성 팬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여야 모두 로마 더비 경기 시간에 맞추기 위해 찬반 토론을 최소화하는 데 '초당적으로' 합의했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하원에서도 해당 결의안이 통과됐다.
하원에서도 경기 시작 시간에 맞춰 일찍 의사일정을 종료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일부 의원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평상시와 비슷한 시각에 본회의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