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 가격이 1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우라늄 시장 정보제공업체 UxC에 따르면 우라늄의 주요 거래 형태인 삼산화우라늄 현물 가격은 지난 8일(현지시간) 기준 파운드당 92.50달러를 기록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다고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우라늄 가격이 오르면서 카메코와 같은 우라늄 광산업체 주가가 지난 1년간 71% 올랐고, 스프로트피지컬우라늄 트러스트나 옐로우 케이크 등 실물 상품을 보유한 우라늄 펀드 가격도 각각 74%, 58% 뛰었다.
이런 펀드는 지난 2021년과 2022년 우라늄을 대량 매수해 현물 가격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의 우라늄 가격 상승은 주로 전력 회사들의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전력 업체들은 지난해 1억 6천만 파운드에 달하는 우라늄 구매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물량이다.
우라늄 시장의 수급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전력 회사들의 우라늄 비축량은 2016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유럽연합 역시 2013년 이후 재고가 꾸준히 줄었다.
다른 원자재와 달리 우라늄은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거의 줄지 않는다. 원자력 발전소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4시간 내내 가동되어야 하고 우라늄 원료 비용이 원자력 발전소 운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대적으로 작다.
하지만 우라늄 가격이 더 오르면 경상비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계원자력협회는 원자재 가격이 파운드당 100달러 이상으로 올라 그 수준을 유지할 경우 운영 비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BoA 글로벌 리서치는 우라늄 현물 가격이 올해 파운드당 105달러, 2025년에는 115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우라늄 농축 설비용량의 절반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서방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공급 의존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
러시아를 제외한 서방의 주요 농축 공급업체는 단 두 곳, 우렌코와 오라노 뿐이다. 오라노의 경우 설비용량 30% 확충을 추진 중이지만 최소 2028년까지는 추가생산이 어렵다.
우라늄 농축업체들의 분리작업단위(SWU)당 농축 비용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 약 60달러이던 것이 현재 150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쿠데타로 우라늄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니제르가 언제 다시 공급을 시작할지도 불투명하다. 니제르는 2022년 유럽연합의 두 번째 천연 우라늄 공급국이다.
한편 미국 전역에 한파가 예보되면서 천연가스 가격도 급등했다
2월 인도분 선물은 9일 백만BTU당 3.19달러로 전날 대비 7% 상승했다.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새해 들어 27% 올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