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프랑스…34세 최연소 동성애자 총리 임명

입력 2024-01-10 05:54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젊은 피' 가브리엘 아탈 교육부 장관을 신임 총리로 임명했다.

1989년 3월생으로 올해 만 34세인 아탈 장관이 총리직에 오르면서 1984년 37세에 임명된 로랑 파비우스 총리의 기록을 깨고 제5공화국 최연소 총리가 됐다. 공화국 역사상 최초의 공개 동성애자 총리이기도 하다.

아탈 총리는 10대 후반부터 중도 좌파 사회당에 입당해 정치 활동에 나섰다.

명문 파리 정치대학(시앙스포)을 나와 2012년 마리솔 투레인 당시 보건부 장관 밑에서 연설문 작성 등의 임무를 맡으며 본격적인 직업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2016년까지 사회당 당원이던 그는 이후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한 전진하는공화국(LREM)에 합류해 차곡차곡 정치 이력을 쌓는다.

2018년 당 대변인을 지냈고, 그해 10월 29세에 교육담당 국무장관에 오른다. 이 역시 최연소 기록이다.

2020년 7월엔 마크롱 대통령의 '입'인 정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고,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인 2022년 5월 공공 회계 장관, 지난해 7월엔 교육부 장관직을 맡았다.

아탈 새 총리는 5개월여의 교육부 장관 임기 동안 학교의 권위를 바로 세우기 위해 여러 정책을 밀어붙였다.

이슬람권의 여성 전통의상인 '아바야'(긴 드레스)의 교내 착용 금지, 일부 공립 학교 교복 착용 실험, 저학년생의 기초 학력 증진 방안 등을 내놨다.

여론의 반응도 좋아 최근 공개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현 각료 중 가장 인기 있는 장관으로 꼽히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신임도 높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제가 추진하는 국가 재무장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는 당신의 에너지와 헌신을 믿는다"고 신뢰를 보냈다.

아탈 총리도 취임사에서 "저의 목표는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의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일 처리에 있어 명확한 진단을 내리고 강력하고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여름 파리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패럴림픽도 사고 없이 무사히 치러내야 하는 숙제도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2기 초반 정부를 이끈 엘리자베트 보른 전 총리는 전날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보른 전 총리는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연금 개혁법을 밀어붙이며 수십차례 사퇴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연말 국회를 통과한 이민법 개정안을 두고는 정부 내 균열까지 생겨 입지가 더 좁아졌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일련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여론의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하자 총리 교체 등 개각을 통해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