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와 채권단의 전방위 압박이 이어지면서 태영그룹 오너일가가 484억원의 사재를 출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태영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워크아웃이 무산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내놓은 자구안에 채권단이 실망하자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태영그룹 지주사 TY홀딩스는 오늘(4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이 모두 이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의 약속과 달리 400억원만 지원하면서 자구 노력을 의심받은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됩니다.
인더스트리 외에 에코비트와 블루원, 평택싸이로 등의 매각과 담보 제공을 통한 지원 약속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와 함께 484억원 규모의 사주 일가 사재 출연 내역도 공개했습니다.
윤석민 회장이 446억원을 투입했고, 윤 회장 부친인 윤세영 창업회장도 38억원을 내놨습니다.
다만 이것으로는 회사의 경영 정상화 의지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은 원래 태영건설 지원에 쓰여야 하는 돈이었고, 사재 출연 규모도 예상보다 적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금호산업 워크아웃 당시 박삼구 회장 일가가 내놓은 사재 규모는 2,200억원.
12년 전 상황을 고려하면 태영 오너 일가는 적어도 3천억원 이상은 출연해야 계산이 맞다는 겁니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피하기 위해서는 보다 진정성 있는 자구안 마련이 여전히 요구되는 상황.
증권가가 추산한 태영그룹의 매각 가능한 자산 규모는 기존 자구안을 포함해 약 3조원에 달합니다.
방송법 등 매각에 법적 제약이 따르는 SBS 지분을 제외하더라도 2조원을 훨씬 웃돕니다.
박경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선순위 금융사가 워크아웃에 반대해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면 워크아웃 무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취재: 김성오, 영상편집: 권슬기, CG: 김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