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새해가 밝았죠. 올해 새롭게 투자 전략을 짜시는 투자자분들 많으실 겁니다.
올해 시장 전망이 어떤지, 증권부 김대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직접 인터뷰를 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한국경제TV에서 삼성과 한국투자, NH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6곳의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리서치센터장들은 공통적으로 올해 주식보다는 채권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채권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통상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죠. 이미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향후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매매 차익을 거둘 수 있어 채권 투자가 유리하다는 분석입니다.
증권가에서도 연준이 올해 하반기부터 총 0.5%포인트에서 1.0%포인트 까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는데요.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고, 고금리 환경이 지속하는 가운데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상존한다"며 "금리 상승으로 채권의 실질 수익률은 높고,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와 같은 고금리 우량 채권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이 채권 투자 막차를 타야 할 때겠네요. 주식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네, 센터장들이 주식보다는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리라고 했지만, 주식 투자에 대한 의견은 대체로 '중립'을 유지했는데요.
실제로 증권사들의 올해 증시 전망치를 살펴보면, 코스피 예상 밴드 최하단은 1,900이고 최상단은 3,000이었습니다. 이중 한국투자와 NH투자, 대신증권은 코스피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는데요. 어제도 14.53포인트(0.55%) 오르면서 2,669선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삼성과 NH투자, 키움증권은 자산배분 전략 측면에서 주식과 채권 투자 모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다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둘 중에 하나를 고르자면 위험자산인 주식보다 채권 같은 안전자산을 공략하자는 겁니다.
또한, 센터장들은 국내주식보다는 해외주식을 추천했는데요. 특히 키움과 하나, NH투자증권은 미국 빅테크 업종 등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브로드컴 등이 주도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투자 수익성과 자본조달 비용,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FCF) 창출 능력이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는 2차전지가 우리 증시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2차전지 종목들 중심으로 '빚투(빚내서 투자)'도 급증했죠. 올해도 2차전지 종목들이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겁니까?
증권가에서는 '상저하고' 전망을 내놨는데요. 올해는 화려한 상승세를 타며 주도주의 자리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전기차 판매 둔화와 배터리 판가 하락 영향 때문인데요. 최소 상반기까지는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합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기차 시장의 침투율이 15%에 도달했지만, 캐즘(chasm·신제품이나 서비스가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 겪는 침체기)을 겪는 과정"이라며 "관련 업체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부담이 상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변수로는 11월 미국 대선이 꼽히는데요. 유력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입니다. IRA가 폐지되면 그동안 세액공제 혜택을 받은 2차전지 등 친환경 기업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요.
삼성증권도 2차전지는 정치적 이벤트가 끝나고 랠리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윤석모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공화당 내 대선 후보 결정 시점까지 북미 완성차 업체나 관련 배터리 공급선으로 투자의사 결정을 최대한 미룰 가능성이 크고, 상황에 따라서는 기존 투자안도 재검토해야 하는 부담감이 존재한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