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지난 여름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 작전이 사실상 실패한 뒤 최대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겨울철을 맞아 포격 위주의 소모전이 벌어졌지만 서방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탄약은 바닥을 보이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비축한 물량을 쏟아부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29일(현지시간) 이번 전쟁 기간 러시아의 최대 규모 공습이 벌어진 것을 계기로 현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물량전에 맞설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30여 명이 숨지는 등 약 2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공습을 위해 러시아는 그동안 비축한 드론과 미사일 최소 158기를 발사했다. 그러나 지난 여름 러시아를 몰아붙이던 우크라이나의 기세는 이제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대반격은 사실상 끝난 채 겨울 악천후로 인해 향후 수 개월간 전선이 정체되고 소모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징집 연령을 하향하며 이런 변화에 대비하고 있지만, 무기 부족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사샤 우스티노바 우크라이나 의원은 "러시아가 우리에게 대규모 포격을 가할 때 우리는 최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왜냐면 우리는 포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후방 보급선을 공략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끊이지 않지만, 장거리 정밀 무기의 부족으로 인해 이 역시 실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믿을 곳은 서방의 지원이지만 내년 3월까지 포탄 100만발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는 유럽연합(EU)의 계획은 사실상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의회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협상은 연말 연초 휴회기 동안 완전 중단 상태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영토 수복이 아닌 영토 방어에 급급해야 할 형편이 됐다.
반면 러시아는 경제를 전시 체제로 전환하고 내년 예산의 6%를 국방비로 편성하는 등 물량전 채비를 갖췄다. 아울러 이란으로부터 드론을, 북한으로부터 포탄을 수급하면서 무기고를 채웠다.
또한 러시아는 이미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현재도 30만~40만 명 규모의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투입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물량전에 힘입어 러시아는 동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의 마린카를 점령하는 등 전선 전역에서 역공세로 전환했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피터 러프는 "우크라이나의 반격 단계는 완전히 지나갔다. 지금은 웅크리고 방어해야 한다"며 "미국 의회가 지원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방어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