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제유가가 지난해와 비교해 10% 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이후 3년 만에 전년 대비 하락세다.
유가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 소폭 하락했으나 배럴당 70달러를 웃도는 수준에서 마감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2센트(0.17%) 하락한 배럴당 71.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월 인도 브렌트유 가격도 11센트(0.14%) 밀린 배럴당 77.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4분기에만 21.08% 하락해 올 한해 10.73% 떨어졌다.
브렌트유도 4분기에 18% 가까이 떨어지며 한 해 동안 10.32% 하락했다. 올해는 WTI와 브렌트유 모두 2020년 이후 첫 하락세를 보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 플러스(+) 산유국 협의체가 올해도 추가 감산에 나서 유가 하락을 방어했으나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만큼 빠르지 않은 데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유가는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하반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하며유가 낙폭을 제한했고, 최근 들어서는 홍해 일대의 물류 불안이 고조되며 유가 하락을 방어했다.
XM의 마리오스 하드키리아코스 선임 투자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내년 원유 시장이 과잉 공급과 수요 부진에 시달릴 위험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OPEC+ 산유국들이 생산을 억제하고 가격을 지원하기 위해 (올 한해) 지속적인 조치를 단행했으나, 원유 생산량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어난 미국에 점유율을 뺏길 수 있다는 점에서 OPEC+ 산유국들이 (앞으로) 더 오래 같은 전략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2대 산유국인 앙골라가 이달 중순 OPEC 회원국에서 탈퇴하면서 OPEC+ 산유국 협의체의 자발적 감산 노력이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바 있다.
앙골라는 그동안 산유국 협의체가 정한 감산 쿼터에 불만을 표출해왔으며, 결국 OPEC을 탈퇴해 쿼터를 지키지 않는 쪽을 택했다. 이 때문에 내년 1분기까지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 조치가 지속되더라도 이후에는 협의체 차원의 감산 합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OPEC+ 산유국들은 일단 내년 1분기까지 하루 220만배럴의 원유를 자발적으로 감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