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긴 CJ 인사…장고하는 이재현

입력 2023-12-27 10:06
수정 2023-12-27 10:06

올해 실적 부진을 겪어온 CJ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가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입니다.

인사가 한발 늦춰진 배경을 두고, 이재현 회장이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위해 깊은 고민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CJ그룹 전체 시가총액은 1조7천억 원 가량 증발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6.8%, 코스닥 지수가 27.3% 오른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러한 약세는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40조 원을 돌파한 CJ그룹의 올해 매출은 1.8% 늘어나는데 그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칠 전망입니다.

실적 부진 속에 통상 12월에 진행해오던 정기임원인사도 해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임원인사가 후년으로 미뤄진 것은 2016년 말 이후 처음 있는 일인데,

업계에서는 녹록치 않은 올해 실적에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두고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난 달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재건' 전략회의를 열고, 그룹 성장 정체의 상황에서 '책임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런 기조 속에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의 인사에 관심이 쏠립니다.

대한통운은 영업이익은 12% 개선했으나 택배 물동량 감소로 매출은 4% 줄었고,

CGV의 경우,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지난 6월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 이후 주주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또 그룹내 실적 기여도가 가장 컸던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업황 악화로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약 40% 감소하면서 최은석 대표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적자 늪에 빠진 CJ ENM의 구원투수로 선임된 구창근 CJ ENM 대표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광고 시장이 악화되면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7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아울러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지도 주목됩니다.

이 실장은 2021년 연말 인사에서 경영리더로 승진해 CJ제일제당의 해외 사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CJ그룹 관계자는 "정기 임원인사의 시기와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영, CG: 신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