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물가는 뛰고, 대출 이자는 늘고, 경기는 팍팍한 상황에서 가계와 기업 모두 힘겨운 시기를 보내야 했습니다.
내년 우리 경제를 두곤 "올해보단 낫지만 그 이상을 바라긴 어렵다"는 전문가들 전망이 많습니다.
새해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는 '용문점액(龍門點額)'이 꼽히는데, 우리 경제가 '새 도약'과 '저성장 늪'이라는 갈림길에 서있다는 분석입니다.
갑진년 한국경제, 서형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저성장, 그리고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올해 한국경제를 설명하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은 1.4%로 예상되는데,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9년과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을 제외하고 가장 낮았습니다.
기준금리(3.5%)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3.6%·연간 추정치) 역시 한국은행 목표치(2%)를 크게 뛰어넘었습니다.
갑진년 한국경제를 두고 ‘고진감래’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주요 기관들이 전망한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은 2%대 초반.
수출과 내수 모두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 성장률이 크게 반등하긴 어렵다는 전망입니다.
[정용택 /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 미국이나 중국 경제가 둔화되기 때문에 수출 개선 폭이 그렇게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내수 경기는 내년에 올해보다 안 좋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성장률은 올해보다 약간 높게 형성되겠지만 체감 경기는 올해보다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 예상치는 2.6%, 올해보단 낮지만 여전히 물가 목표치보단 높은 ‘중물가’ 수준입니다.
내년 물가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에너지 가격인데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물가도 크게 출렁일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잡힌다면 한은과 미 연준 모두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박상현 /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 내년 2분기 정도가 (기준)금리 인하 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고요. (한국은행은) 내년 2분기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적으면 두 차례, 많으면 세 차례 정도 금리 인하가 내년에 나타나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내년 원·달러 환율은 ‘상고하저’,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 대부분입니다.
다만 팬데믹 이전과 같은 1000원, 1100원대 환율은 내년에도 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가계와 기업 모두 중물가·중금리·중환율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짜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서형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