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에서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을 각각 10억원 넘게 보유한 부자가 46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향후 1년간 예·적금과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7일 발간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이 모두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45만6000명, 전체 인구의 0.89%로 집계됐다.
부자 수는 전년 대비 7.5% 증가했지만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주가지수 하락 등의 영향으로 부자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이 4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는 설명이다.
금융자산을 300억원 이상 보유한 ‘초고자산가’는 9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0.02%로 추정됐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1128조원으로 가계 총금융자산의 24.3%에 달했다.
자산 규모가 클수록 금융자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부자들의 포트폴리오는 부동산자산 56.2%, 금융자산 37.9%, 기타자산 5.9%로 구성돼 있었다.
부자들의 금융자산 비중은 일반 가구의 2.4배 수준이었다. 일반 가구의 포트폴리오는 부동산자산이 80.2%에 달하는 반면, 금융자산은 15.6%에 불과했다.
부자들은 내년 자산운용 전략과 관련해 '예적금과 주식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예적금을 늘리겠다는 부자는 24.0%, 주식 투자를 늘리겠다는 부자는 21.0%를 기록했다. 금리 고점이 확인되면 채권 투자를 늘릴 것이란 답변도 있었다.
1년 이내 단기에 고수익이 기대되는 예상 투자처로는 △주식(47.8%) △거주용 주택(46.5%) △금·보석’(31.8%) △거주용 외 주택(31.0%) 등을 꼽았다.
향후 3년 정도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는 △거주용 주택(44.3%) △주식(44.0%) △거주용 외 주택(32.3%) △금·보석(32.0%) 등 순이었다.
보고서는 “금·보석은 작년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후순위였는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성이 높은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부자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미술품이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작품당 최대 지급 의향 금액은 '6000만원~1억원 미만(24.2%)'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던 금액은 '1000~3000만원 미만(27.3%)'이었다. 올해 본격적으로 미술품 투자에 나서는 부자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조각투자는 부자의 절반 이상(55.0%)이 ‘투자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부자들이 조각투자에 대해 잘 모르거나 기존 투자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과 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을 모두 보유한 KB금융 고객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 전문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