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에 부동산 PF 폭탄의 시한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내년 총선 전까지는 잠잠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장에서는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입니다.
성낙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만큼은 아니지만 금융권 전반에 PF 후폭풍이 예고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4조3천억원.
규모는 전 분기보다 1조원 넘게 늘었고, 연체율도 2%대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문제는 PF를 통해 사업을 벌이고 있는 건설업계에 일대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견 건설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방 주택사업장과 물류센터 등 위험이 큰 사업 비중이 높은 만큼 회사 자체가 휘청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은 증권가에서 워크아웃설이 제기되면서 곤욕을 겪었습니다.
PF 대출 보증이 4조5천억원에 달하는 데다 신용등급까지 떨어지면서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겁니다.
이에 태영건설의 주가는 어제(13일) 6.5% 하락했고 오늘(14일)도 11.6%나 급락했습니다.
태영건설은 그룹사를 통해 지원을 받고 있고 자구 노력도 하고 있는 만큼 시중에 떠도는 워크아웃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전체 PF중 리스크가 있다고 보이는 건 2조5천억원"이라며 "일부 사업장을 매각하는 등 PF를 계속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건설업계 전반에 PF 공포가 엄습하고 있지만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금융기관의 신용을 잃은 건설사들은 자금을 빌리지 못해 이자 비용이 늘어나고, 다시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접어들 것이라는 겁니다.
[이효섭 /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재무구조가 안 좋고, 수익성도 악화된 상황에서 금융지원이 끊기게 되면, PF 사업장은 공매나 경매로 넘어가고, 부도 위기에 처하게 되고…]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대형 건설사로 유동성 위기가 번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경제TV 성낙윤입니다.
영상편집 임민영, CG 손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