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우리 주식 시장 돌아보는 시간, 네 번째 순서는 IPO(기업공개) 시장입니다. 1·2호 따따블(공모가의 4배 상승)의 등장으로 공모주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모주 투자 = 도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상장 첫날 평균 상승률이 70%에 달하면서 '매수·매도 원활'과 '적정 가격 형성'이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다소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6월 'IPO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에 따라 수요예측 기간을 2거래일에 5거래일로 연장했고, 신규상장일 가격제한폭도 기준가격 대비 최대 260%에서 400%로 확대한 바 있습니다.
이른바 '따따블' 가능성이 열리며 올해 중소형 공모주들의 상장도 늘었는데요. 코스피·코스닥(이전상장 포함, 스펙·리츠 제외)에서 총 82개(DS단석 포함) 기업이 상장하며 작년과 비교해 기업 수는 증가했지만, 공모 규모는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증시 상황이 안 좋으면서 자금 여력이 되는 대어급 기업들은 시기를 고심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자금 확보가 필요한 중소형 기업들이 IPO에 대거 나섰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소형주들은 작지만, 강한 성적을 보였는데요. 최근 따따블에 성공한 케이엔에스와 LS머트리얼즈를 포함해서 상장 당일 높은 수익률을 보여준 건 시가총액이 1천~3천억 원 정도인 기업들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공모가가 낮은 만큼 투자자들이 손쉽게 단기 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중에서도 상장 첫날 승패를 좌우한 건 '유통물량'이었습니다. 올해 상장 당일 200%가 넘게 오른 기업들의 유통물량은 10~20%대였던 반면 수익률 최하위 기업들은 30~40%대의 유통물량인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유통물량으로 주가가 급등한 기업들은 뒷심이 부족했는데요. 이후에는 전방 산업이 좋을수록 주가 상승세가 더 지속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에코프로머티와 두산로보틱스 모두 상장 당일에는 부진한 성적을 보였지만 이후 2차전지, 로봇이라는 산업의 성장성 덕분에 공모가 대비 300% 가까이 오르며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공모주 투자 시, 기업의 실적 확인도 반드시 선행돼야 합니다. 따따블로 수익을 내는 것도 좋지만, 올해 IPO시장 뜨거운 이슈였던 '파두 사태'를 잊으면 안 되는데요.
파두는 연간 예상 매출액 1,203억 원을 제시했지만, 2분기 매출액은 고작 5,200만 원에 불과해 당일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앞으로는 IPO 증권신고서 심사 시 직전 월까지의 매출액, 영업손익 등 투자위험요소를 기재하도록 했는데요.
이 외에도 특례상장의 주관사 풋백옵션 확대, 주관 업무 내부통제 강화 등 공모주에 대한 제도 개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해당 기업의 산업군과 꾸준한 성장성, 매출액 등 '투자위험요소' 항목을 확인한 후 여 투자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대어는 없는 중소형 공모주들이 몰릴 예정인데요. 현재 조 단위 기업 중 내년 상장을 노리는 기업은 에이피알(1조 원), HD현대마린솔루션(3조 원)으로 추정 기업가치는 1~3조 원 정도입니다. 이 외 내년 1월부터 포스뱅크, HB인베스트먼트 등 1천억 원 규모의 중소형주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공모주 수익 두 번 내는 법'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시초가에 파는 기존의 투자 전략과 달리 상장 당일의 추이를 확인하며 매도하는 건데요.
유통물량이 낮은 공모주를 선별해 상장 첫날에 팔고, 전방 산업과 성장성이 기대되는 공모주는 락업(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는 날을 노려 매수하는 겁니다.통상 락업 당일에는 물량이 대거 풀리며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기 때문에 원하는 기업의 주가를 보다 합리적으로 매수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 연이은 따따블 기록으로 공모주가 과열 국면에 접어든 만큼, 맹목적인 추격 매수는 신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2023년 IPO 이슈에 대해 짚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