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북극 성적표'에서 북극의 올해 7∼9월 평균 지표면 기온이 6.4도를 찍었다. 기록이 시작된 1900년 이후 최고였다.
1년간 전체로는 북극 기온이 영하 7도를 기록해 역대 6번째로 '덜 추운' 해로 기록됐다.
이는 1991∼2020년 평균보다 0.7도 올라간 것이다. 1940년 이후부터는 10년마다 0.25도씩 상승한 셈이다.
이처럼 북극에서 점점 추위가 약해지면서 해빙이 녹고, 비가 많이 내리며,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 변화 때문으로, 생태계와 인류가 이제껏 가보지 않았던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서게 됐다고 연구진은 판단했다.
NOAA 관계자는 "우리는 국가이자 공동체로서 이같은 변화를 부르는 온실 가스 배출을 확연하게 줄여야 한다"면서 "올해 성적표가 주는 최우선 메시지는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극이 점점 '축축한' 겨울을 맞는 사이 주변에서도 이상 기후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유라시아 서부와 캐나다 북부에서는 건조한 봄과 여름을 맞았다"면서 특히 캐나다 북부에서는 눈이 일찍 녹은 데 이어 건조하고 무더운 여름이 겹치면서 지난 8월 옐로나이프 산불로 주민 2만명이 대피했던 결과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이같은 북극 생태계 변화는 자연에 의존해 살아가던 인류에게도 직격타를 미쳤다.
미국 최대 연어 산지인 알래스카 브리스틀만에서는 2021∼2022년 따스한 바닷물로 연어가 급증하면서 도매 가격이 수십년만의 최저로 급락했다.
또한 북극에서는 극지답지 않게 점점 눈이 줄어들고 녹지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툰드라 지역에서는 키가 작은 나무를 포함해 생물체가 불어나면서 연쇄 반응을 부를 것으로 관측됐다.
연구진은 "이렇게 되면 먹이사슬이 뒤바뀌면서 이끼를 먹고사는 순록과 밀접하게 살아온 원주민 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