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영국의 주요 관문인 런던 히스로 공항 지분을 상당량 확보할 수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사우디가 투자한 프랑스계 투자회사 아르디앙은 지난달 스페인계 인프라 기업인 페로비알로부터 히스로 공항의 지분 25%를 24억파운드(약 3조9천7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선데이타임스는 PIF와 아르디앙이 페로비알과 별도 거래를 통해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PIF가 아르디앙 펀드의 투자자라는 점을 지적했다.
다른 주주회사 최소 한 곳도 지분 매각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투자사들도 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PIF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가는 통상적인 수준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진 다른 주주회사 대표는 "그 가격이면 우리는 판다"고 밝혔다.
합의된 25% 지분에 대한 인수 가격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히스로 공항의 가치는 95억파운드(약 15조7천억원)로 높은 수준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히스로 공항 지분은 현재 페로비알 외에 카타르투자청(20%), 캐나다 퀘벡주 연기금(CDPQ·12.62%), 싱가포르투자청(GIC·11.2%), 호주퇴직연금(11.18%), 중국투자공사(CIC·10%), 영국대학연금계획(10%) 등이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나 카타르, 싱가포르 국부펀드는 지분을 계속 쥐고 있을 것 같지만, 다른 주주는 매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측의 지분이 60%에 육박해 지배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선데이 타임스는 중동 투자자들이 영국의 자산을 대거 사들이는 가운데 중요한 기간시설을 사우디가 장악할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 자본을 등에 업은 레드버드IMI가 영국의 매체 텔레그래프를 인수하려고 움직여 영국 정부가 미디어 및 공정경쟁 당국과 함께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사우디 PIF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