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국내 계열사간 내부 거래금액이 1년 만에 40조원 넘게 늘어 최근 5년 중 가장 큰 규모의 증가세를 보였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지정된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난해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33.4%, 내부거래 금액은 752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2%(275조1천억원), 국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1.2%(477조3천억원)로 파악됐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GS, HD현대, 신세계, CJ)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196조4천억원으로 2021년(155조9천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40조5천억원 늘었다.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최근 5년간 내부 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현대자동차(2.6%p)였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가 호조세를 보여 수출차에 들어가는 부품 계열사들의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SK(4.6%p)였다.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으로 SK 에너지의 계열회사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라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집단은 셀트리온(62.5%) 이었고, 한국타이어(62.4%)와 삼성(58.3%)이 그 다음으로 나타났다.
LG는 총수 있는 상위 10대 집단 중 유일하게 5년 연속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했다. LG는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9.0%까지 떨어졌다.
총수 일가 및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이 높았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소속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1.7%였다. 지분율 30% 이상은 12.6%, 50% 이상은 18.8%, 100%는 27.7%까지 내부 거래 비중이 늘어났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7.9%, 30% 이상은 19.4%, 50% 이상은 25.8%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등의 분야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내부거래 금액은 제조업, 건설업, 운수 및 창고업 등의 분야에서 컸다.
공정위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이 크다는 것만으로 부당 내부거래 소지가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총수 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 양의 상관관계가 지속되고 있어 모니터링의 필요성은 상당하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