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우리 사이…'배당vs차익' 당신의 선택은? [이슈N전략]

입력 2023-12-08 09:08
수정 2023-12-08 09:27
삼성전자 우선주 괴리율 22% 육박

연말 배당기준일을 앞두고 삼성전자 우선주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합니다.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가 최대 규모로 벌어졌다고 하죠. 박 기자, 차이가 얼마나 나는 겁니까?


어제 기준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은 19.86%입니다. 보통주에서 우선주 가격을 뺀 뒤 다시 보통주로 나눈 퍼센트 값인데요. 이 값이 높을수록 보통주에 비해 우선주가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삼성전자 우선주 괴리율은 22%에 육박했습니다. 2018년 5월 액면분할 이후 최고치인데요. 이전 수치를 수정 주가로 따져봐도 이만한 차이는 2017년 7월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이 즈음을 전후로 배당 확대 정책을 펴면서 우선주 가치가 올라갔기 때문이죠.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다릅니다. 최근 한 달 삼성전자 우선주는 0.17%, 보통주는 0.85% 올랐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 우선주가 0.56% 오르는 동안 보통주가 0.84% 내린 것과는 대조적이죠. 연말 배당을 앞두고 지난해에는 격차가 좁혀들었지만 올해는 더 커진 겁니다.


통상 우선주는 보통주 달리 의결권이 없는 대신에 배당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죠. 때문에 배당 시즌이 가까워지면 급등하기도 하는데,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우선주로서는 사뭇 다른 행보군요. 이유가 뭘까요?


여러 원인 중 하나로 낮은 배당 기대감이 꼽힙니다. 당장 지난 3분기까지 배당은 순조로운 상황인데요. 관건은 연말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1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2023년까지 매년 9조 8천억 원을 정규 배당하겠다고 발표했었죠. 당시 잉여현금흐름으로 생기는 돈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여력이 생기면 추가 배당을 하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 실제로 직전인 2020년 말 정규 배당을 하고 남은 재원을 가지고 10조 7천억 원의 특별 배당을 하기도 했었죠.

기대감에 당시 삼성전자 우선주와 보통주 괴리율은 5%대까지 좁혀들기도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주식을 사서 배당을 챙기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은 올해는 사정이 다릅니다. 그때만큼 남는 돈이 있겠으며, 또 그걸 배당으로 쓸지를 두고 투자자들의 미심쩍은 반응을 괴리율이 나타내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전망이 우선주와 보통주의 가격 차이에도 영향을 끼친 셈이군요. 매크로 경제 상황으로 따져봐도 고금리 시대에 은행 이자를 받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겠고요. 그렇다면 투자자들로서는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요?


결국 배당 수익과 매매 차익 중 어느 쪽에 베팅할지가 관건이겠죠. 괴리율이 크다는 말은 곧 같은 투자금으로 더 많은 우선주를 사들여서 배당액을 많이 받는 길을 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편에는 내년도 삼성전자 주가 반등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보통주를 가져가서 일정 기간 배당을 챙기고, 주식을 팔아 거래 차익을 노리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최근 3개월 삼성전자에 대한 보고서를 낸 증권사 24곳이 전부 '매수' 의견입니다. 목표주가는 BNK투자의 최저 8만 2천 원부터 SK증권의 최고 10만 원까지인데요. 평균 9만 2천 원가량으로 어제 종가와 비교해 30% 가까이 높은 가격입니다. 보통 목표가는 1년 뒤 주가를 제시하는 만큼, 국내 모든 증권사가 내년 이맘때 삼성전자는 올라 있을 거라는데 같은 의견입니다.

삼성전자의 앞으로 주주환원정책도 관건입니다. 예년대로라면 다음 달 3년간의 배당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 수준을 이어갈지, 아니면 규모를 줄이거나 늘리는 등의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죠. 주주 가치를 높여달라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배당 정책 계획이 발표되면 보통주와 우선주 흐름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