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7~9월) 기업과 자영업자 등이 빌린 대출금이 30조원 넘게 불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가 폭도 2개 분기 연속으로 커졌다.
한국은행이 6일 공개한 ‘2023년 3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전분기 말보다 32조 3천억원 늘어난 1875조 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이 기업대출 확대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회사채 금리 상승에 따른 대기업의 은행대출 선호가 지속된 영향”이라며 “특히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대출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제조업은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시설투자와 운전자금 수요가 모두 확대되면서 대출금이 10조 3천억원 늘었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16조 9천억원 증가했다.
금융 및 보험업의 경우 카드사, 증권사의 예금은행 차입이 늘며 전 분기 8억원 감소에서 3·4분기 7천억원 증가로 증가 전환했다.
부동산업은 부동산 개발사업 진척과 상업용 부동산 거래 등에 따른 대출 실행으로 증가폭이 전 분기 6천억원에서 올 3·4분기 8천억원까지 늘었다. 실제 상업용 건축물 거래량은 올 1·4분기 3만 7천호에서 3·4분기 4만 3천호까지 늘어났다.
건설업은 미분양 감소와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안정화 대책 등으로 1·4분기 9천억원 증가에서 올 2·4분기에는 1조 9천억원 증가로 확대한 이후 3·4분기에도 2조원 증가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건설원가 상승에 따른 자금수요가 이어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운전자금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건설업에서 일제히 수요가 확대됐다.
반면 시설자금은 제조업·서비스업의 증가세가 커졌지만 건설업은 감소 전환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완화적 대출 태도를 유지해 2분기 22조 5천억원에서 3분기 30조 4천억원으로 대출금을 8조원 가까이 늘렸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2조 4천억원에서 1조 9천억원으로 대출금을 오히려 축소했다.
법인기업은 26조 7천억원의 대출을 추가하면서 전 분기보다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비법인기업 대출도 3조 7천억원 늘어나면서 전 분기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특히 3분기 부동산 거래가 활발했던 영향으로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