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노동조합 회계공시 제도에 따라 조합원 1천명 이상의 대상 노조 중 91%인 765곳이 공시를 마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공시 자체는 노조의 선택이지만, 공시하지 않은 노조는 조합비 15% 세액공제 혜택이 없어지는 만큼 거의 대부분의 노조가 공시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들 765개 노조는 지난해 8,424억원의 수입을 올렸고 이 중 8,183억원을 지출했다.
인건비 지출이 가장 많았고, 상급단체 부과금과 조직사업비등에 대한 지출 비중도 높았다.
국내 최대 노조이자 민주노총의 핵심인 현대차 노조도 창립 36년만에 처음으로 회계를 공시했는데, 인건비에만 한해 135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공시 기간인 지난 10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조합원 1천명 이상 노조와 산하조직 739곳 중 675곳(91.3%)이 지난해 회계 결산 결과를 공시했다.
양대 노총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가맹 노조 중에선 각각 94.0%, 94.3%가 공시에 참여했다. 미가맹 노조의 공시율은 77.2%였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기아차지부와 미가맹 전국통합건설노조 등 8.7%는 조직 내부 방침 등을 이유로 회계를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고용부는 전했다.
정부 올해 노조 회계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했다. 공시 자체는 자율이지만, 공시하지 않은 노조의 조합원들은 조합비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일반 조합원은 오는 26일부터 소속 노조와 그 상급단체의 공시 여부를 노동조합 회계공시 시스템(https://labor.moel.go.kr/pap)에서 확인하고, 내년 1월 연말정산 시 조합비 세액공제를 신청해야 한다.
고용부에 따르면 이번에 회계를 공시한 조합원 1천명 이상 노조의 지난해 총수입은 8,424억원으로 집계됐다. 노조당 평균 12억5천만원이다.
수입의 대부분은 상?하부조직으로부터 교부받은 금액을 포함한 조합비 수입이 7.495억원으로 89%를 차지했고, 이자수익 등 기타수입 691억원(8.2%), 수익사업 수입 127억원(1.5%), 보조금 수입 63억원(0.7%) 등이었다.
노조당 평균 조합비 수입은 11억1천만원이었다. 조합비 수입 규모가 가장 큰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595억원)였다.
이어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지부(228억원),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224억원), 민주노총 본조직(181억원), 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153억원) 등의 순으로 조합비 수입이 많았다.
지출 총액은 8,183억원(노조당 평균 12억1천만원)이었다.
주요 지출 항목은 인건비 1,506억원(18.4%), 상급단체 부과금 973억원(11.9%), 조직사업비 701억원(8.6%), 교섭·쟁의사업비 424억원(5.2%), 업무추진비 385억원(4.7%), 총회 등 대회비 269억원(3.3%)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육·홍보사업비는 232억원(2.8%), 정책사업비는 221억원(2.7%)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상급단체의 하부조직에 대한 교부금도 1,615억원(19.7%)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예컨대 현대차 노조(금속노조, 민주노총)의 경우 지난해 수입은 560억으로 노조전임자 등 인건비에 사업비(약 80억원)보다 많은 135억(24%) 썼다.
우리은행 노조(금융노조, 한국노총) 역시 수입의 절반 이상(54.3%)인 26억원을 인건비로 지출했다.
전체 금융노조의 경우도 96억7천만원 수입에 인건비만 24억(25%)를 썼는데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에 준 부과금만 9억원에 달했다. 사업비보다 상급단체에 보낸 돈이 더 많은 것이다.
업무추진비 비중도 노조별로 차이가 나타났다.
업무추진비 비중이 높은 노조로는 롯데지알에스(한국노총, 7억원, 87.8%),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민주노총, 20억원, 74.9%), 삼성생명보험노동조합(미가맹, 2억원, 59.2%) 등으로 확인됐다.
한국노총 일부 하부조직과 민주노총 등의 경우 파업과 집회 등에 소요된 교섭·쟁의사업비를 0원으로 기재했고 금속노조 산하 일부 지역 지부 등의 경우 인건비를 0원으로 기재하기도 했다.
고용부는 공시에 오기·누락이 있는 경우는 노조가 이를 보완하도록 오는 22일까지 시정기간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참여로 노동조합 회계투명성이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며 "정부는 노동조합 회계공시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제도로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