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하는 서울의 재개발 입찰에 건설사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낮은 공사비로 사업을 해봤자 남는 게 없다는 이유 때문인데, 여의도나 과천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신동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진행된 노량진 1구역의 시공사 선정은 건설사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습니다.
노량진 1구역은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할 정도로 강북권의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 곳입니다.
건설사들이 노른자 사업장을 포기한 것은 조합이 제시한 평당 730만원의 공사비 때문입니다.
치솟은 자잿값을 고려하면 낮은 공사비로 사업을 따내봤자 오히려 손해라는 겁니다.
알짜 사업지로 꼽히던 여의도 공작아파트와 과천주공 10단지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시공권을 얻기 위한 싸움은 커녕 경쟁 입찰이 무산되면서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판입니다.
특히 사업 협의 과정에서 시공사와 조합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계약을 해지한 곳도 나타났습니다.
노원구 재건축의 바로미터로 꼽히던 상계주공5단지는 분담금 갈등으로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을 취소했습니다.
'공사비 쇼크'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요 정비사업장을 뒤 흔들고 있는 겁니다.
[윤지해 /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 인건비와 자잿값, 물류비 등 안 오른게 없습니다. 그걸 온전히 반영하기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과거엔 10%p 가량 마진 확보가능했는데 지금은 5%p 수준에서 마진이 확보되니까 그 사이 물가 급격히 변동되면 원래 확보한 마진도 훼손됩니다.]
내년부터는 부동산 PF 여파로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정비사업장에 거센 한파가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은 시공사 선정이 늦어져 정비사업이 더뎌진다면 공급 부족 현상도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