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 "올해 500억 적자 예상…부동산 팔고 신규 채용 줄여"

입력 2023-11-30 14:21
수정 2023-12-06 17:11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적 측량 수요가 줄며 올해도 5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자산을 팔고 신규 채용을 줄이며 군살을 뺀다.

어명소 신임 LX 사장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금은 자구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적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올해는 500억원, 내년에는 700억∼800억원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LX의 올해 수입은 지난해보다 27.5% 감소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줄어든 데다 지방 토지 거래도 급감하며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지적 측량 수입이 줄어든 영향이다. 또한 지적 측량 수수료 체계가 개편되며 매출이 200억원 가량 줄었다.

반면 인건비 부담으로 지출은 15% 늘었다. LX 직원은 2016년 3,853명에서 지난해 4,611명으로 758명 늘었다. 같은 기간 인건비는 3,912억원에서 4,531억원으로 619억원 증가했다. 이에 LX는 지난해 110억원의 적자를 냈다. 공사가 적자를 기록한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비상경영에 나선 LX 경영진은 우선 임금 20%를 반납하고, 지역본부장은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또한 노동조합과 협의를 통해 초과근무수당, 연차유급휴가 제도를 개선해 인건비 지출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유휴자산 8건은 매각에 나선다. 경기 용인시 구(舊) 국토정보교육권 부지, LX 대구 동부지사 등이다. 우량 자산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 LX서울지역본부는 리츠로 유동화해 재무 구조 개선에 활용한다.

업무량이 줄어든 지사는 광역화해 2026년까지 167개 지사를 137개로 감축하기로 했다. 명예퇴직을 확대하고 신규 인력 충원은 최소화한다.

신사업 발굴에도 나선다. 지적측량에 공간정보를 융복합한 신사업을 찾고, 네이버 등 민간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공간정보 인프라 사업을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LX는 이를 위해 어명소 사장과 민간 전문가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LX비상경영혁신위원회'를 발족, 혁신안을 점검할 방침이다.

어 사장은 "적자가 계속돼 부채비율이 200~300%가 되면 나중에 신입사원을 못 뽑게 될 수도 있다"며 "3~4년 잘 버티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