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사태…중국발 금융 충격 이후 이것 온다

입력 2023-11-29 17:00
"중국 침체는 예견된 성장통…제조업 충격 대비해야"
대외경제정책연구원-IMF, 공동 콘퍼런스서 2024년 경제 전망


중국 경기의 침체가 홍콩 ELS 사태와 같은 금융시장의 충격 이외에도 또 다른 악재를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기업 가치 하락을 동반한 중국의 경기 침체가 홍콩 H 지수 급락에 이은 또 다른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29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대외경제정책연구원-IMF 공동 콘퍼런스에선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세계 경제와 아시아 경제에 대한 다양한 전망들이 나왔다.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수석 이코노미스트(국제거시금융실 실장)는 "지금의 중국 경제 침체는 수십 년간 고속성장 뒤 찾아오는 일종의 성장통이다"라며 "중국이 저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정책적으로 시장 친화적이지 않은 선택을 하기도 했는데 이런 부분이 해외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미-중 경제 패권 경쟁 또한 글로벌 투자의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불안요소에 중국에서 글로벌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고, 그 결과 홍콩 H 지수 하락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안성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기 침체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 "중국에 공장을 짓고 중간재를 수출한 뒤 완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 방식의 기존 제조 산업의 지형도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중국이 한국산 중간재를 더 이상 쓰지 않고, 자국 기업들의 완제품 제조 공정률을 높이고 있는 만큼 이후 불어닥칠 중국발 충격은 제조 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국발 충격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은 지속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크리스 레들 IMF 아시아·태평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아시아에서 생산과 교역, 투자에 있어서 점점 더 비중을 높여갔지만 고성장 추세가 주춤하고 구조 변화가 발생하면서 인근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 또한 확대되고 있다"라며 "프렌드쇼어링(우호국간 공급망 구축)과 리쇼어링(제조업 본국 회귀) 같은 디리스킹이 중국 경제의 도전요인이 될 것이며 여타 아시아 국가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와 아시아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제의 전환기는 언제가 될 것인가?

안성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부터는 그동안 쪼그라들었던 중국 내수 소비가 조금씩 살아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본격적인 경기 활성화는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가 해결되고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가 형성되는 시점이 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또 향후 눈여겨봐야 할 지표로는 부동산 관련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 정부가 어느 정도의 부실을 떠안을 것인지, 그 과정에서 재정건전성은 안정적으로 유지가 될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