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수십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4단독 황재호 판사는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브로커 A(42)씨와 폭력조직원 B(45)씨에게 각각 징역 9년을 선고했다.
함께 구속기소된 사채업자 C(50)씨에게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명의를 빌려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D(41)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황 판사는 "A씨는 부동산 매매 중개인 역할만 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공범들에게 전세사기 방법도 알려주고 범행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전세보증금을 편취할 목적으로 처음부터 월세가 아닌 전세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피해 규모가 크고 피해자가 많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2018년 12월 알코올 중독자(2020년 3월 질병으로 사망) 명의로 다가구주택을 사들인 뒤 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에 육박하는 '깡통전세'로 임대하는 수법으로 2019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세입자 15명으로부터 보증금 13억6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9년 3월과 7월에는 D씨 명의로 속칭 '무자본 갭투자'(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주택 소유권을 취득하는 방식)를 통해 대학가 인근 다가구주택 2채를 인수, 임대보증금 27억4천만원을 가로채는 등 지난해 5월까지 임차인 47명으로부터 41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인중개사 E(51)씨는 2021년 1월 선순위 임차보증금 확인서를 위조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전세대출을 받은 것을 조사됐다.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E씨에게는 징역 10개월이 선고됐다.
이들이 매입한 세 채의 다가구주택은 모두 담보 대출과 전세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실제 매매가격보다 높아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큰 깡통전세 매물이었다.
이들은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무자격자를 매수자로 내세워 범행했다.
사회 경험이 적은 20∼30대 청년층을 상대로 '선순위 보증금이 실제보다 적어 충분히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속여 대부분 전세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세입자들에게 받은 보증금은 도박자금과 주식 투자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